최종화, 문장으로 된 믿음의 기억
[책정보] 제목 : 트러스트, 저자 :에르난 디아스, 장르 : 장편소설, 출판사 : 문학동네
[글정보] 제목 : [격파,벽돌책] 3. 트러스트, 글쓴이 : oh오마주
질문 1. '트러스트', 우리에게 '믿음'이란 진실인가, 사실인가?
질문 2. 소설은 쓸모 있는 허구인가? 감정을 지닌 이야기인가?
질문 3. 현실을 참조했다면, 소설은 현실이 될 수 있는가?
질문 4. 믿고 싶은 것을 믿어도 될까?
'1. '일기' 파트는 작가가 하는 말 중에 내 가슴에 꽂힌 몇 구절, 문단이다. 노트에 기입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손으로 쓰는 문장은 머릿속에 박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즐겼던 공부 방법이기도 하다.
'2. 'omg'는 Oh_hoMmage_oriGinal이다. 아주 짧게 작가가 쓴 글을 보고 나의 생각과 감정에 연결시킨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고 싶었다. 인간의 창작은 한계가 있다. '나'의 생각에 '작가의 생각'이 부분적으로 스며드는 것이 신기했다. 다르더라도 비교하며 즐기는 시간이 매우 즐거웠다. 독보적인 표현에는 감탄과 존경, 오마주가 있었다. 소설을 따라가면서도 멀리서 관망하기도 하고, 가까이서 등장인물의 감정에 휘말리기도 했다. 글을 읽는 모든 사람에도 그 순간을 선물할 수 있기를.
424쪽 : 교회 종소리. D F# E A. 이 소리를 뒤집은 답이 이어진다. A E F# D. 가장 전통적인 종소리다.
427쪽 : 살금살금 화제를 돌려 취리히 거래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앤드루)에게는 질문을 단정적인 진술처럼 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그가 K, G, T를 계속 보유하는 건 현명하지 않은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해 주었다. 그러자 그는 오전에 전화를 걸어 방향을 바꾸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432쪽 : 고통만큼 사적인 건 없다. 고통은 오직 한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누구에게?
433쪽 : 키치는 늘 역전된 형태의 플라톤주의다. 모방을 원형보다 값지게 여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든, 이는 미적 가치의 인플레이션과 연결되어 있다. 가장 나쁜 형태의 키치, 즉 "세련된" 키치에서 드러난다. 엄숙하고 장식적이고 웅장한 키치. 그것은 과시적이고 자신이 진정한 것과 결별했음을 오만하게 선언한다.
440쪽 : 간호사에게 편지 꾸러미를 건네주면서, 내 모든 편지가 길을 가고 있는 중에 죽어가는 나 자신을 생각했다. 편지 한 장 한 장이 유령이다.
441쪽 : 내가 음악가들과 이야기하는 동안 A는 방 뒤쪽에서 나를 바라보았다. 금욕적으로 심통을 낸다. 집에서와 똑같다.
445쪽 : 우리는 머잖아 예의를 차리는 관계가 된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다. 예의에서 벗어나는 우아한 방법은 없다.
447쪽 : 전에 너무 여러 번 그랬지만, 나는 고백의 유익한 효과를 과소평가했다! 이 글을 쓰고 나면 잘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중략-
이불에 내 발에 드는 햇빛 얼룩. 기분 좋다가 축축해진다.
나한테서 냄새가 난다.
453쪽 : 급등 때나 폭락 때는 티커가 늘 한참 뒤처졌다. -중략-
지나치게 큰 물량을 거래하고 + 대중의 광기가 폭발하도록 부추김으로써 나는 그런 지연을 만들어냈다. 티커는 나를 따라오지 못했고, 몇 분 동안 나는 미래를 소유했다.
앤드루는 전설이 되었다. 다들 그가 통찰력 있는 사람, 신비로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진실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구식 + 압도당한 기계였다는 것이다.
-중략-
이처럼 결함이 있는 매커니즘이 차익을 낼 기회를 만들어냈다.
473쪽 : 다시 밖에 나와 무척 좋다
세상에 안겨 있다
하지만 눈을 깜박일 때마다 산이 사라진다
고사리 안의 고사리 안의 고사리 안의 고사리
새들이 가득한 나무들
가장자리가 붉어져가는 몇몇 잎사귀
아 포브 아고니 데 푀이(나뭇잎의 괴로움, 프랑스어)
하나를 여기에, 고통 속에 매달려 있도록 잡아두다
483쪽 :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고 상념을 품게 되는 독자로서의 나 자신, 또는 그런 나 자신을 만든 공동체에 관해 생각해 볼 단초이기도 하다. -중략-
트러스트의 특별한 점은 우리가 그 사실을 전면적으로 의식하게 한다는 데 있다.
완독의 즐거움보다 큰 것은 없다.
마지막 장을 넘기고 책을 닫으며 목구멍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 일기의 내용은 추리소설 마지막 해결점을 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이 또한 거짓일 수 있다. 스스로 쓰는 일기에도 완전히 솔직하지 못한 순간이 있다. 다음에 읽을 다른 날에 '나'를 위해 격한 마음 표현이나, 완전하게 기억을 하고 싶지 않아서 의미만 부여한다. 정상일 때도 그런데, 몰핀이 과다 투여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의학채널에서도 말했다. 온전한 삶과 생각이 어려울 수 있다. 도돌이표처럼 원점을 다시 바라본다. 그러면서 이 소설의 묘미를 다시 떠올린다. '큐브형 액자 구조'
책을 선택할 때, 단순히 유명 평론가가 추천하고 큰 상을 받았다고 해서 책을 선택했다. 그래도 독서가 의미 있기를 바랐다. 특별함이 좋았다. 소설에 구조와 서술 방식이 멋졌다. 한 가족을 두고 여러 방면에서 사건을 다뤄져서 재미있었다. 반면에 험담 하는 듯해서 불편하기도 했다. 이야기 속에 일부로 장치해 놓은 착각들에 혼란스러워지는 순간을 즐겼다. 이야기에서 헤엄쳐 나온 후, 일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단편적으로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게 되었다. 긍정이기도 하고, 부정이기도 하다. 결국은 삶의 과제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인간다워야겠다'라고 답을 냈다.
완독의 즐거움과 더불어 '인생 과제 풀이 방식'까지 찾은 것 같아 행복한 아침이다.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