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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봉봉 Mar 14. 2024

식단이 뭐예요?

하버드식단 공개합니다

도전다이어트를 하고 제일 걱정되었던 것은 식단이었다. 저녁을 안 먹거나 소식정도 하는 줄 알았는데 보디빌더나 연예인들만 하는 줄 알았던 식단을 하란다.

처음 인바디를 재고, 멋모르고 점핑장 아래, 노브랜드로 갔다. 뭐를 사야 하는지... 주섬주섬 둘러보고 있을 때 도전다이어트 선배인 운동동기가 지나간다.

"이런 거 다 칼로리 계산 하고 먹어야 해요! 요플레도 무당, 첨가물 없는 거만 먹어야 해요." "그렇게까지 해야 해요? 다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탄수화물도 먹지 말고 닭가슴살, 야채 이런 거만 먹으란다. 난 아무래도 무슨 말인지 감이 안 온다.


샐러드, 풀떼기만 먹으라고???

'그럼, 이렇게 먹으면 되나요?' 주섬주섬 사온 버섯과 양배추, 닭가슴살 보기에도 허영멀겅하니 맛이 없어 보인다. "계란은 노른자 빼고 드시는 거 아시죠? 한 개 정도는 드셔도 돼요~"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검색을 시작한다. 유튜브, 인터넷 검색을 하면 다이어트 식단을 찾아본다. 찾다 찾다 하버드대학교도 아닌 하버드식단을 찾는다. 이름부터 뭔가 엘리트 한 게 맘에 든다. 채소, 과일 50%, 단백질 25%, 귀리, 현미 통곡물 25%가 좋단다.

식단을 하지만 조금 신경 쓴 우리 밥상, 건강식 같아 부담이 줄어들었다. 단순 샐러드, 풀떼기만 먹는 것이 아닌 우리 한식에서 응용된 편한 식사소개도 있어 좀 더 친근하게 편하게 다가온다. 그럼 이걸 기준으로 나의 식단이 시작된다. 아직 야채가 비싼 철이긴 하지만 야채를 많이 먹고 통곡물과 단백질을 곁들인 식사가 준비된다. 일단은 닭가슴살을 픽한다. 무엇이 좋은지 염탐을 하고 이 사람 저 사람 이야기도 들으며 나름 내 맘에 드는 합리적인 것을 골고루 맛별로 주문한다. 질리지 않게 맛있게 먹기 위한 노력이라 포장하며 문 앞 배송된 스티롬폴 박스를 끌고 온다. 그리고 건강한 통곡물을 위해 카뮤트, 콩, 현미, 곤약을 섞어 밥을 한솥 안친다. '내가 곤약을 다 살 줄이야!' 하나하나 장바구니에 담고 마트를 다니면서 '우와 다이어트하는 게 돈 더 많이 드네....' 고개가 절로 흔들어졌다. 먹는 것만 돈 드는 줄 알았더니 빼려 하니 더 고생이고 돈도 더 들고 아주 힘들고만.... 후회가 밀려온다. 먹을 때, 퍼져있을 때 그리 좋았건만 돈 쓰면서 빼려 하니 아주 후회막심이다.

'나 또한 그랬다.' 다이어트는 식단은 특별하고 별난 사람들이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공부하고 알아볼수록 자연음식, 한식, 쉽게 말해 조선시대에 먹던 음식들이 다 건강식이었다. 그렇게 맛있는 튀긴 치킨, 마라탕, 감자칩을 포기해야한다는 자체가 씁쓸하고 생이별이라도 하는 어린아이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이제 40 마흔을 넘기니 예전 같지 않고 건강을 돌보아야 할 시간이었다. 나는 식단을 제대로 해보기로 결심하고 바나나, 당근, 양배추, 각종 버섯 들을 장바구니에 담으며 요리를 하기 시작하고 또 그 맛에 심취되어 재미에 빠진다. 비싼 파프리카를 사서 분할하여 일주일정도 세팅하여 먹으면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식단이 되었다.

나를 위해 소고기도 사보고, 방울토마토를 늘 소분하여 들고 다니고 간을 못하니 청양고추와 깻잎으로 향을 주고 키토김밥을 싸고, 당근라페를 만들고, 시금치와 아몬드가루로 또띠아도 만들고 아침부터 먹을 생각에 꿈꿔 이것저것 요리하고 외출을 위해 도시락을 싸며 다이어트를 즐기고 있었다. '다이어트가 이렇게 재밌었던 것인가?' 힘듦보다 나 혼자, 나 스스로 재미와 흥미에 빠져 즐기고 있으니 그 자체가 최고였다. 살이 조금씩 빠지는 게 보이니 더 날개 달린 듯 날아올랐다. 양념 없이 재료 본연 맛에 빠져 더 오래 씹고 되새김질하며 먹었다. 온전한 나를 위해 투자하는 느낌, 그 자체로 나 자신이 행복했다.


식단,
어렵다 생각하지 말고 그 자체를 즐기면서, 달라지는 나를 보며 행복하게 하자!!!
즐기면서 하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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