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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봉봉 Mar 28. 2024

탄수화물을 대하는 예의

탄수화물이 댕~긴다 댕겨!!!

'다이어트를 하면 탄수화물을 적게 먹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백미, 일반쌀과 밀가루 등을 끊는 게 쉽지 않고, 찌개나 국물에 빡빡 비벼 먹는 맛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탄수화물을 안 먹으면 이상모를 짜증과 심기불편함으로 아이들에게 버럭하고 나중에 더 폭식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난 탄수화물도 먹으면서 건강한 탄수화물을 준비해 보도록 한다.


난 게으르기에 한번 만들면 무조건 공장가동이다. 가동할 때는 힘들지만 이로 인해 한동안은 베짱이와 같은 삶을 누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카뮤트, 호라산밀을 영입하게 되었다. 이집트에서 발견한 영양가도 뛰어나며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특히 마그네슘, 아연, 셀레늄과 같은 미네랄과 비타민E, 비타민B의 다량함유한 달콤하고 고소하며 소화가 잘되고 포만감 증진, 그냥 다이어트에 최고 적합한 탄수화물이다.

 카뮤트(호라산밀) 2컵,
귀리쌀 1컵,
조 1컵,
서리태 1컵을
넣고 밥을 준비한다.

그리고 냉동실 속 박혀있는 강황가루를 꺼내 1티스푼을 넣어본다. 강황을 넣고 밥을 하면 한약냄새같이 나며 건강한 밥이라고 냄새로 알려준다.

뭐 냉동실에 있고, 강황이 우리 몸에 좋다니 특별히 넣어본다.

그렇게 밥 물양까지 완료가 되면 그때서야 곤약을 꺼내 물에 한번 씻어준다. 탄수화물을 먹고 싶은데 양이 많아 보이게 하는 속임수, 하지만 이 덕분에 조금 더 먹어도 괜찮다는 마법이 뿌려진다.

곤약은 뻥튀기 효과이다.
취이이이잉~~~~~~
취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골고루 밥을 섞어준다. 아쉽게도 찰기는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언빌리버블~~~~~~
Unbelievable~~~~~~

그럼 용기에 100g씩 담아본다. 이렇게 맞춤그릇에 담고 굳이 용량을 맞추며 관리 잘하는 멋진 여자가 된듯해 더 뿌듯하고 기분 좋아진다. 그리고 이마저도 많을 수 있기에 주걱으로 반을 갈라놓는다. 상황에 따라 반쪽만 먹어도 되기에 탄수화물 한 숟갈만 먹어줘도 행복함에 빠져든다.

탄수화물! 너 없으면 어쩔 뻔

냉동실 자리가 없지만 아이들 간식칸까지 침범하며 층층이 모셔놓는다.

한동안 끄떡없겠어....

탄수화물의 대강자, <고구마>를 꺼내본다. 다이어트엔 구마구마 고구마지.... 근데...

아이고 엄마 미안해~
엄마가 고이 심고 캐서 준 고구마 욕심내서 2박스나 가져왔는데 이렇게 싹이 났네...
하지만 난 안 버리는 거 알지?

한 박스를 모조리 꺼내 싹을 자르고 빡빡 문질러 닦고 양쪽 귀퉁이를 잘라낸다. 그리고 전에 해루질 갔다 갖고 와 고이 말리고 잘라 지퍼팩에 담아 놓은 다시마 플렉스를 해본다.

다시마를 같이 넣으면
고구마가 더 달고 부드러워지고,
감칠맛을 더하고 속까지 더 잘 익혀진다니 넣어보자고~

두꺼운 놈하나 젓가락을 쓔셔서 가뿐히 들어가면 뜨거우니 면장갑에 비닐장갑까지 끼우고 준비를 시작해 본다.

고구마 너~~~ 끝장내주겠어!

서해안 황토밭에서 자란 맛난 고구마, 가족들 먹을 거라 뻥튀기 약도 안쳐서 더 달고 맛나다. 우리 신랑은 친정표 고구마가 최고라고 자부한다. 평생 고구마 먹으려는... 약아 보이지만 나도 한 통석이니 잘했어~~~

뜨겁지만 과감하게 껍질을 파파팍 벗겨본다. 아주 맘에 들어 빛깔 하며 촉촉하고 윤기 흐르며 포슬포슬하기까지... 내 성질에 장갑 못 끼고 하겠다. 그냥 맨손으로 해보자. 하며 고품격스런 고구마껍질을 두어 개 벗기고 맨손스킬로 시작해 본다.

다했다. 아니 1/3 다했다.

까는 사이 이미 양쪽 가스레인지 2 솥이 올라가 있다. 이렇게 껍질을 까면 작은 비닐봉지에 한번 먹을 양씩 담아 넣는다. 싹이 더 자라지 않게 쪄서 껍질을 까 냉동해 놓으면...

  아무 때나 전자레인지 3분 돌려 갖고 나가면 한 끼 뚝딱이다.

다이어트할 때 비상식량이 있어야 장기전으로 할 수 있다. '급하다 바쁘다 포기하고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를 사 먹고 또 그 맛에 취해 한입, 두 입, 세입 먹다 보면 적당한 MSG에 빠져 다시 돌아오기가 어렵다.' 이걸 냉동실 서랍 한 칸에 쟁여놓는다. 아이고 작년에 쪄서 얼려놓은 게 아직도 있다. 냉동실로 들어가면 유통기한은 무한대가 아닌가. 나름 먼저 먹기 위해 앞쪽에 배치하여 정렬해 본다.

이제부터 저녁은 고구마다.

저녁을 안 먹으면 배고파 늦은 저녁 야식을 먹게 되니 저녁을 조금 이르게 든든하게 고구마 한 개와 계란 한 개와 먹으면 딱이다. 적당히 포만감도 있고, 다이어트의 절반은 저녁식사가 관건이니 말이다.

탄수화물 먹고 싶다 다이어트 포기하지 말고,
건강한 탄수화물로 지혜롭게 이겨내 보자고~
 다이어트는 평생 해야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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