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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봉봉 Feb 22. 2024

빨간 물 그게 뭐니?

다이어트의 기본

'쏘쏘가 빨간 통을 들고 다닌다. 저게 뭐지?' 

2년전 다이어트를 작정했을때, 도다(도전다이어트) 라이벌이 등장했다.

저녁을 3시 반에 먹는 쏘쏘, 간식도 아니고 3시 반이라니.... 난 간식을 4시에 먹고 저녁을 또 먹는데.... 열이 바싹바싹 오른다. 이번에 1등 하고 싶은데.... '아 쟤 뭐야~~~' 내 뒤에서 열나게 점핑을 하는 그녀, 내 마음이 초조하다. 친하지도 않아 물어볼 수도 없고 자존심이 상한다. 나 혼자 꿋꿋이 하는 수밖에... 각오를 다잡는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며 나를 먼저 돌아보고 유튜브와 온갖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한다. 다이어트하는 비법, 단시간에 10KG 빼기, 스트레칭 방법 등 이것저것 검색하기 바쁘다. 그러다 내린 결론, 뜨신물을 많이 먹는다. 그것도 보이차로.... 난 매일 이효리가 먹는다는 보이차를 2L씩 끓인다. 그리고 수시로 먹고, 뜨건 물 받아서 따땃하게 먹는다. 배고플 때도 물, 심심할 때도 물, 물 끓이는 것이 하루 루틴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화장실도 겁나게 많이 간다. 갔다 온 지 30분도 안되었는데 또 간다. 유독 방광도 짧아 자주 가는데 물 좀 먹었더니 화장실 앞에 앉아있어야 할 판이다.


얼마 전 지인을 만나 수다를 떨었다. 다이어트에 진심인 나와 매번 각오만 다지는 귀여운 언니다. "언니 다이어트는 지금, 당장 해야 해~"  "더 나이 들면 주름지고, 어려워! 지금 살 안 빼면 무게 못 이기고 무릎이고 관절 다 상해!"  "진짜 지금 해야 해!" "2월, 3월이 다이어트 하기 딱이야!" "채소값도 점점 싸지고 옷도 얇아져서 만족도가 2배라고~" 내 말에 힘입어 장화 신은 고양이의 초롱초롱한 눈으로 집중한다. 이야기를 나누며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고 난리법석이다. 이러다 쇼핑만 겁나하고 나 욕하겠다. 

"언니! 일단 다이어트의 기본은 습관이야! 물을 많이 마셔~" "이왕이면 뜨--물, 근데 물이 잘 안 먹히니까 나는 보이차 마셔!" "아침에 포트 하나 끓여서 물통에 담아놓고 들고 다녀! 나 지금도 2통 들고 왔잖아~" 

"그래? 그거 먹어보자!" "어떤 보이차인데? 티백? 찻잎?" "그냥 집에 있는 거, 그거 먹으면 돼~ 집에 있는 거 써!" "사지 말고, 그러다 포기하면 다 어쩌려고 그래?" "편스토랑에 진서연 알지? 온수, 냉수, 온수, 냉수 따르면서 음양탕이라면서 보약먹듯이 먹드라~" " 그리고 소이현은 삶이 다이어트 생활화래~ 여름에도 냉수를 절대 안마신데~" "그니까 물 많이 마시고, 일찍 자! 다이어트의 기본은 잠자기인 거 알지?" "우리 신랑이 하루에 한 끼 먹는데 잠을 못 자니까 몸이 붓더라!" "그래 맞어 맞어!" "내 건강책 다 읽어보니까 잠이 일단 먼저야! 잠을 못 자면 몸에서  이머전시, 비상사태라 몸이 붓는 거래, 혈압도 올라가고 비상! 비상! 외치는 거지...." "잠도 잘 자야 살이 빠진다." 나도 애송이 다이어터인데 나보다 무지한 언니한테 열정강의를 터놓는다. "그리고 야식 끊어! 저녁을 일찍 먹으란 말이야!" "퇴근하고오면 7시반인데?" "이거 안되면 다이어트해도 바로 요요 온다. 운동이 1이면 먹는 거, 식단이 9야! 안 먹어야 한다고, 좀 지나면 공복의 느낌이 개운하고 깔끔해져~"


집으로 돌아와 다시 물을 끓인다. 물 2리터에 보이찻잎 한 꼬집을 넣고, 그리고 또다시 아이들한테 선포한다. "10시 취침, 9시 50분에 양치한다! 알겠냐~~~ 안 자면 낼 공부 2배 알지?" 엄마의 취침을 위해 아이들 선전포고를 한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위해 장을 본다. 바나나, 견과류, 카뮤트, 아몬드가루, 서울우유치즈, 다시마, 양배추, 오트밀, 셀러리까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 준비다.

다이어트의 시작은 물과 잠이다.


"쏘쏘야? 근데 그거 진짜 뭐야?" 다이어트를 기점으로 친해진 쏘쏘, 드디어 물어본다. 물어보는 건 나만이 아니다. "여기저기 수시로 이거 뭐예요?" "뭐 마시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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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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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이거 그냥 물이야~"

"무우울? 생수?

빨간 통에 있어서 연예인이 먹는 빨간 물인 줄....."

"아~~~ 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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