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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은 '싱글'이었다

(상편) 이제 싱글의 꿈은 저 멀리...

by 철봉조사 이상은 Feb 11. 2025
정말 나는 미치도록 '싱글 Single'이 되고 싶었다.


 2023년부터 다짐으로 세웠던 목표가 있다. 바로 ‘싱글’이다. 여러 자기 개발서에 따르면 목표를 더 잘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변에 '선언'을 하면 효과가 크다고 한다. 그래서 2023년 열심히 말하고 다녔다. "나의 꿈은 싱글이라고!"


 참고로 나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다. 아이도 둘이나 있다. 이쯤 되면 정말 가관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놀라운 사실은 현재 어느 정도 배우자와 큰(?) 문제는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내가 꿈을 싱글이라고 하면, 다들 욕하다가 걱정까지 할 듯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싱글'은 마라톤 기록을 의미한다. 골프의 기록에도 한 자릿수 안에 오버파가 끝난다는 '싱글'이 있는 것처럼 마라톤에서의 싱글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바로 3시간 10분 이내 42.195km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으로, 3시간 9분, 8분 같이 뒷자리 '분'이 한 자리 대 기록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분(minute)'이 아닌 '시간(hour)'에 대한 부분도 물론 있다. 'Sub(서브) 4'는 4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 '서브 3'은 3시간 이내 완주를 뜻한다. 물론 '서브 4'와 '서브 3'는 아예 레벨에 있어서 차원이 다르다. 뭐 당연히 일반인의 기준으로 본다면 서브 4도 엄청난 기록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뛰는 사람은 이제 '서브 4'는 이제 마라톤에 입문한 사람으로 보고, 서브 3는 되어야 진정한 마라토너라고 정말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대회 중 하나인 '동아 마라톤'은 3시간 이내 마라톤을 완주하면 명예의 전당에 등록되고, 기념 트로피도 준다. 내 입장에서는 굉장히 부럽다... 최근 코로나19를 지나 러닝의 붐이 일면서, 유튜브와 다양한 동호회들을 통해 마라톤 기록이 점차 단축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안 84, 션 같은 유명인들이 러닝에 유행에 불을 지피면서 2025년 현재, 러닝이 완전한 대세가 되었다. 관심 인구가 늘어난 만큼 더욱더 좋은 기록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록의 달성 정도는 사람마다 편차가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거의 10년이 다 되어서야 '서브 4'를 달성했고, 어떤 사람은 1년이 안 돼도 적절한 훈련만 받으면 서브 3라는 엄청난 기록을 달성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마라톤은 어떻게 보면 지구력과 끈기가 정말 중요한 운동이지만, 타고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변명을 하자면, 내가 달리기를 시작한 2010년도 초반은 마라톤을 하면 굉장히 '이상한(?)' 취급을 받았고, 훈련법에 대한 접근도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유튜브부터 지역 내 어디에든 달리기 크루가 있기 때문에 '성장'을 위한 달리기가 훨씬 쉬워졌다. 어쨌든 정말 달리기 좋은 시대이다. 


 어쨌든 나는 싱글을 위해 2021년부터 이후 2년간 계속 노력했다. 코로나 시기였던 2021년 언택트 마라톤을 시작으로 기록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훈련을 시작하고 첫 측정에서 3시간 40분을 깨고(Sub 4 달성), 3시간 30분대을 건너뛰어 3시간 20분 이내로 들어갔다. 정말 3시간 10분대까지 거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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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기록 깨기의 2021~2022년


 당연히 나는 싱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2023년의 목표를 싱글로 잡았지만, 이는 나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내가 달리기에 소질이 있는 줄 알았다. 내 몸은 다른 사람과는 달리 특별하다고 까지 생각했던 것 같다. 어리석었다. 


 결국, 이루지 못한 꿈을 꾼 벌, 쳐다보면 안 될 '솔로 Solo'의 대가는 너무도 컸다.


2023년 시작이 좋았다. 그런데 결국 이 기록 이상을 달성하지 못했다...2023년 시작이 좋았다. 그런데 결국 이 기록 이상을 달성하지 못했다...



2/14(금) 연재 예정인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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