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로 세금과에 전화해 명의 이전으로 넘길 오래된 쌍용 차의 자동차세에 대한 내용을 피고 핸드폰으로 보내 달라고 했다. 명의 이전 해야 하니 본인이 여태 몰고 다니던 차에 대한 자동차 세를 처리하고 명의 이전을 받아 가랬다. 통신사에 전화해 패밀리 가족 결합에서 빼 달라고 요청 했다. 상담사는 피고에게 전화를 걸어 인증 번호를 받고 바로 패밀리 가족 결합에서 피고를 삭제해 줬다.
5군데 부동산에 집을 전세로 내 놨다. 피고랑 살던 집에서더는 살고 싶지 않았다. 전세로 일단 내 놓고 대출금이랑 급한 걸 다 해결하고아이와 새로 시작해야 했다.
내 명의로 피고가 쓰던 사업자 대표 번호도 통신사에 전화해 본인 명의로 옮겨 갈 건지, 안 가져 갈 거면 110,000원 되는 위약금 내고 해지해 달랬다. 그런데 나는 한 번도 써 본 적 없는, 본인이 쓴다고 내 명의로 유기해 놓은 사업자 일반 번호 위약금을 자기는 낼 수 없으니 명의자가 알아서 하란다.
나는 이 세상에서 자신이 저지른 일로 상대와 아이가 받은 상처에 대한 미안함도 수치심도 없는 사람을 처음 봤다.
어찌 되었든 나는 조정 이혼을 하고 진짜 싱글맘의 첫 발을 내딛었다.
"아이가 아침에 거실에 버티고 앉아 있는 피고와 얼굴 부딪히기 싫고 불편해 학교도 못 갔다고 말 했는데, 11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생활비 벌어다 줬으니 5천만원과 본인이 몰고 다니는 원고 명의의 쌍용 차를 요구합니다. 그러면 양육권도 다 넘기고 나머지 재산과 대출금도 다 넘기고 합의 이혼 하겠답니다."
"그러니까 5천만원을 달라고 하니 거기서 제가 받을 위자료 3천을 빼고 2천 주면 되는 건가요?"
"아니요, 위자료랑 변호사비는 자신이 물어 줄 수 없고, 그래도 11년 동안 열심히 돈 벌어 생할비는 줬으니 5천만원과 쌍용차를 내달라고 합니다."
나는 기가 막혔다. 조정 기일에 따로 수석 변호사가 돕기 위해 참석 한다기에 뭔가 대단하게 마무리 해 줄줄 알았다. 재판으로 가면 어차피 승소지만 빨리 끝내고 싶어 하신다기에 원고의 합의 조건을 조정 위원 진행하는 동안 얼른 전화를 드린 거란다.
물론 재판으로 가면 우리가 승소고 위자료는 얼마나 오를지 판사님이 판단하실 일인데 6개월에서 1년 걸린단다. 그런데 아이 때문에 빨리 끝내고 싶어 하신다기에 피고의 합의 조건이 저러한데 받아 들이실지 의견을 묻는 거란다. 조정 위원들과 판사와 조정 중이라 오래는 통화를 못한단다.
"도대체 비싼 돈 들여 변호사 선임 했더니 결혼 생활 10년이 넘었다고 특유 재산도 100%는 보장 못한다고 이제와 얘길 하시고, 위자료는 못 받을 망정 상처 받고 피해 받은 저와 애가 오히려 돈을 주라고요? 도대체 일 잘하는 큰 법률 회사라고, 돈 쳐들여 변호사 선임했는데 저한테 아무것도 해 주실 수 없는 거네요?"
정말 화가 났다. 정말 기분 더럽고 어이가 없지만 아들이 너무 힘들어 해서 아들을 먼저 지키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5천만원까지는 못 주겠다, 4천만원에서 합의를 해 달라고 했다. 이제는 변호사 능력도 못 믿겠다는 생각마져 들었다.
돈 벌어서 다 나 줬나, 그리고 내 신용 카드로 피고는 현금 서비스며 할부며 쓸거 다 쓰고 나 몰라라 입 닦아 놓고 오히려 돈을 달란다. 집에 애가 있는데도 2월부터 생활비 한 푼 안 주고 무료로 집에서 전기에, 물에, 각종 물품을 공짜로 쓰며 본인이 버틸만큼 버텨 놓고 자기는 돈을 줘야 합의를 하겠단다. 너무 화가 나고 기막히고 무슨 이런 거지 같은 인간이 다 있어 싶었지만 나는 내 아이가 더는 힘들어하는 걸 지켜 보기가 싫었다.
나는 그렇게 조정 이혼을 했다. 나와 아이가 받은 상처에 대해 아무 양심도 없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전혀 죄의식도 없고, 아이가 자신 때문에 학교도 결석 했다는 말에도 눈 하나 끔쩍 안 하고 자기가 손해 안 볼 생각만 하는 피고가 찌질해보였다. 사람 같이 안 보여서 빨리 정리하고 다시는 안 보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지친 마음과 기가 막힌 생각으로 걱정했던 지인들에게 결과를 전했다. 다들 양아치냐, 진짜 사람 새끼도 아니네, 뭐 이런 법률이 다 있어, 변호사도 판사도 믿을 게 못 되네, 도대체 정치인들은 간통죄는 왜 없애서 상처 받고 피해 받은 사람이 양보를 하고 손해를 입어야 하냐는 등 다들 너무 어이 없고 기가 막혀서 욕이 나온다고들 했다. 이러면서 세상은 그 사람 속사정도 안따지고 이혼했다고 하면 이혼 자체만 트집 잡는 거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랑 아들은 피고가 준 베개며, 피고가 행사 때 갖고 온 소금이며 그릇, 수저 세트, 수건, 샴푸 하나까지 다 돌려 줬다. 다 갖고 나가라고 보란듯이 그의 짐들 속에 던져 놓고 챙겨 놨다.
결혼할 때 컵부터 그릇이며 주방도구 하나하나 친정 엄마가 챙겨 주신 게 거의 다라 어렵지도 않았다. 아들 장난감도 거의다 외할아버지인 친정 아빠가 사 주신 거라 구분하고 가려 내기 어렵지도 않았다.
나는 이제 정말 이혼을 했다. 다시는 피고의 얼굴을 우연히라도 마주치기 싫다. 아들도 정리되고 다시는 따로 만나고 싶지 않단다.
끝까지 뻔뻔하고 아빠로서의 자격 조차 없는 피고다. 자신이 상처 준 죄에 대한 죄 값을 언젠가는아주제대로 뼈져리게 받길 바랄 뿐이다.
이제 상간녀 위자료 소송 판결만 남았다. 변호사는 상간녀 위자료에서 손해 보신 금액을 최대한 받아 내겠다고 했다. 그건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