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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 Feb 02. 2024

새벽에 일어나는 3가지 방법

다짐과 습관 사이에서

  쉽지만 어려운 일

  마음먹은 것을 실제로 행하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생각한 대로 움직이면 되니까. 그런데 또 아주 어렵기도 하다. 마음을 흔드는 것은 의외로 많으니까. 

  일찍 일어나려고 전날 밤 굳은 결심을 했더라도 그 결심은 자는 동안 쉽게 약해진다. 작은 자극에도 툭 부서질 만큼. 그동안 일어나던 습관과 몸의 컨디션과 그날 해야 할 일들의 무게감이 좀 더 쉬어야한다고 살살 꼬드기면 얼마 지나지 않아 못 이기는 척 그대로 누워버리고 만다. 습관에 흔들리는 것이 일어나는 일뿐이겠는가. 살을 빼야겠다고 다짐했어도 냉장고 속 맥주캔을 보고 입맛을 다시다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허용하는 날이 자꾸 생긴다. 글쓰기를 미리 해두고 발행일에 조급해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여전히 발행일을 맞아 새벽에 부랴부랴 글쓰기를 하고 있다. 그렇게 다짐과 습관 사이에서 자주 흔들리고 수시로 헤매는 약한 사람임을 몇 번이고 깨닫게 된다.

  습관은 익숙하고 두렵다. 자꾸만 내 몸과 생각이 익숙한 것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싶어서 독하게 마음먹었더라도 며칠이 지나면 어느새 흐지부지되기 일쑤다.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몸이 피곤해질 때면 습관이라는 것이 쏜살같이 달려와 달콤한 말로 속삭인다. 낯설고 어려운 것은 오늘만 넘어가자고, 내일부터 해도 괜찮다고 다정하게 꾀어낸다.


  새로운 다짐

  새벽 기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많았다. 우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출근 준비를 하고 싶었다. 아침에 빨리 준비하라고 아이들을 재촉하고 다그치는 일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늦었다고 엄마에게 혼나고 시무룩해진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낸 후 돌덩이를 얹은 듯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하는 것도 싫었다. 미라클 모닝에 관련된 책을 읽고 나서 새벽에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하루가 힘 있고 활기차게 변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새벽 기상은 휴직 기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내 시간이 좋아졌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새벽 시간이 끝나고 나면 오늘 하루도 의미 있게 시작했다는 기분에 뿌듯해진다. 




  새롭게 다짐을 하고 습관의 유혹에 흔들리고 다시 다짐을 하고 또 흔들리곤 한다. 잠의 손길을 물리치지 못한 날이면 새벽에 일어나지 못하는 날이 종종 생긴다. (매일 완벽한 새벽기상은 아니더라도 시도하고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누군가 일찍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또 일어나는 방법을 알고 싶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새벽에 일어나는 첫 번째 방법: 마음가짐

  일찍 일어나고 싶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다음 날 여행을 간다거나 중요한 시험이 있으면 저절로 눈이 번쩍 떠지게 되는 것처럼, 새벽 기상을 원한다면 꼭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두는 것이 좋다. 읽고 싶은 책에 흠뻑 빠져본다거나 운동을 해서 지금과 다른 체력과 몸매를 가진다거나 영어공부를 해서 유창한 회화실력을 키운다거나. 새벽의 기록을 간단하게 적어두는 것도 좋다. 블로그에 새벽기상 사진과 한 일을 남겨두었더니 꾸준한 기록에 대한 욕심이 생겨 피곤한 날에도 몸을 일으키게 됐다. 매일 새벽 3시에 플로깅을 하는 사람, 혼자 시작한 새벽기상이 온 가족이 함께 하는 것으로 바뀐 사람, 감사일기를 쓰고 긍정적으로 새벽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만나게 된다. 기록을 하면 예전의 내 생각을 찾아볼 수 있고, 힘있게 살아가는 다른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작년 여름, 새벽 기상의 기록


  새벽에 일어나는 두 번째 방법: 자극 주기

  마음만으로 일어나는 것이 힘들다면 지속적으로 자극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새벽기상을 인증하는 단톡방에 들어가거나 줌과 같은 방법으로 온라인 새벽모임을 하는 것. 새벽에 깨어 있는 것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 함께하는 다른 이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해지고 큰 힘이 된다. 챌린지 형식으로 일정 금액을 낸 뒤 새벽 기상에 꾸준히 성공하면 환급받는 새벽 모임도 있다. 새벽에 일어나고 싶고 누군가와 함께 하는 즐거움을 얻고 싶다면 온라인 새벽 모임을 시작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새벽에 일어나는 세 번째 방법: 환경 만들기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 한다. 아이들을 재우다 보니 저절로 9시에 잠들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일찍 자면 다음 날 일어나는 일이 훨씬 쉬워진다. 또 새벽에 일어나서 원하는 것을 바로 할 수 있도록 자기 전에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자기 전에 아이들의 장난감과 읽은 책을 정리하는 시간을 꼭 갖는다. 일어났을 때 널브러진 거실을 정리하느라 아까운 새벽 시간이 지나가지 않도록. 또 알람이 잘 맞춰져 있는지도 확인해 두자. 몸이 시간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알람소리를 들어야 새벽에 일어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꼭 새벽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나를 챙길 수 있는 시간이 있느냐는 것이다. 나에게 새벽이 소중하듯 누군가에게는 밤이 그러할 것이다. 언제든 나에게 편안하고 여유를 주는 시간이면 좋겠다. 글을 쓰다 문득 기대해본다.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분주하고 바쁜 하루 어느 한 켠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 생겨나기를.



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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