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에게 큰 딸이 물었다.
- 엄마, 학교 앞 떡볶이 먹어봤어?
그 짧은 순간 내 머릿속은 지진상태
- 어? 어... 먹어봤지.
큰 딸이 또 물어본다.
- 맛있어?
아, 순간 고민을 하다가
- 응 떡볶이는 학교 앞에서 파는 게 제일 맛있어
엄마도 어릴 때 종이컵 떡볶이 많이 먹었어~
그냥 사실대로 말했다.
여태 초등학교 시절 문방구 옆 떡볶이집이
그 떡볶이 맛을 못 잊은 나는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아, 큰 딸의 표정의 어두워진다.
- 아 왜 우리는 떡볶이집이 없어?!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 없는 걸 어떡하니? 중학교 가면 학교 앞에서
떡볶이 실컷 먹을 수 있어~
그렇게 말하곤 급히 대화를 종료했다.
왠지 모를 미안함과 씁쓸함이 느꼈다.
요새 자주 이런 얘기가 오고 간다.
왜 우리 섬엔 다이소가 없고, 편의점도 없고,
등등 아주 어릴 때는 그런 말이 없었는데
성장하는 시기구나 점점 실감이 났다.
엄마의 입장으로 못 해주는 것이
생기면 참 속상하고 해줄 수 없는 부분이
난감하고 당황스럽다.
그래서 나는 요새 떡볶이를 많이 만들어줬다.
좋아하는 어묵 듬뿍 넣고 종이컵에 이쑤시개
꽂아서 주면 큰 딸이 웃는다.
- 엄마 떡볶이가 제일 맛있어!
나도 그제야 웃는다
( 맛있는 떡볶이 아주 다양하게 많은데
미안하다 큰딸
중학교 가면 원 없이 먹어 살쪄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