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게 봐줘서 고마워
나는 아이들을 가르친다. 5살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 가르쳤다. 올해 들어 눈에 들어오는 건 5살이었다. 생각보다 말도 잘하고 수업도 잘 듣는다.
사실 선생님들 입장에서 5세는 곤혹스러운 연령이다. 책을 읽어주다가도 물을 먹이러, 화장실에 데려다주러, 간식 먹이러 쉴 새 없이 움직이고 대처한다. 말이라도 잘 들으면 다행이다. 엄마 보고 싶다고 울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런데 이럴 수가. 5세가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다니! (내가 올해 느낀 점이다.)
하루는 J가 수업을 온 날이었다. J는 남자아이고 마음이 여린 편이다. 친구가 뾰족한 말을 해도 허허 웃어넘길 줄 아는 아이다. 수업을 하다 나는 목이 말라 커피를 마셨고 그 모습을 빤히 보던 J는 이렇게 말했다.
“커피 마시는 선생님, 귀. 여. 워.”
5세다. 5세가 30대 보고 귀엽단다. 나는 빵 터졌고 귀여운 건 너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커피를 계속 마셔달라고 조르는 J가 사랑스러웠다.
항상 책 한 권 읽을 때마다 다시 읽어달라고 하는 J는 집에 갈 때마다 나를 키링처럼 데리고 가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아이의 순수한 호감과 애정은 어른으로서 기껍다. 있는 그대로 사랑받아 마땅하지만 나 또한 애정으로 아이를 대할 수 있게 한다. 삶을 살아가며 힘듦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을 준 든든한 친구 J. 너의 순수한 애정으로 이 선생님은 기쁨으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