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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전구 Nov 29. 2023

이유 없이, 대가 없이 배운 사랑

꽃을 피워내기 위해서는 좋은 양분과 꽃이 필요하다

“붉은 장미와 사과를 드릴게요. 작은 마음속에 사과와 장미가 자랄 자리가 있길 바라요. 사과와 장미를 하나 나눠준다고 부족하지 않아요. 더 드릴 수록 더 붉게 익고 아름다운 향을 뿜어낼 것을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 마음 편히 받아주세요. 작은 의심은 장미와 사과의 색을 잃게 만들 뿐이에요. 다음에 시간이 된다면 당신의 장미도 보고 싶어요. 무슨 색인가요? 가시가 아직 많아 손으로 다루기 힘든가요? 아님 아직 피지 않았나요? 장미와 사과는 나눌수록 붉게 빛나며 향과 맛이 더 좋아진 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단지 그것들은 사과와 장미이니까요. “


언제나 받는 것이 있다고 하면 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고 배워서 그런가, 아니면 받은 것을 가지고 있을 그릇이 없어서 그런가. 누군가 이유 없이 나라는 사람을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것을 처음 받아봤다. 단지 그들은 그랬다. ‘너라서 좋아하는 거야 이유는 없어, 네가 이리 사랑스러운데 누가 너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  친구들이 했던 이 말의 시간대, 그날의 날씨, 냄새, 온도, 공간들의 모든 것을 잊을 수 없다. 무겁게만 생각했던 사랑이라는 단어는 그들에게 너무나도 가볍고 당연한 것들이었다. 연락을 하면 항상 마지막 인사는  사랑해라는 말이 항상 있었다. ‘사랑해! 보고 싶어! 우리는 다시 볼 거야!’, ’ 사랑해 잘 자 ‘ 그들에게는 너무 당연한 것들이었다. 순간 도망치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아 입 밖으로, 마음으로 사랑이라는 단어를 내비치었던 적이 있었는지…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들이었다. ‘사랑’이라는 장미를 꺼내주지 못하여 다른 것들로 그들에게 보답했었다. 많이 아끼고 있다고 알아달라고, 장미가 아직 가시가 많아 직접 꺼내서 줄 수는 없지만 너희를 위한 장미가 마음속에서 자라나고 있음을 알아주길 바랐다. 그 장미의 햇빛은 그들이었으니 말이다.


햇빛을 많이 받고 자라오던 장미들이 자리가 부족한지 더 많은 꽃을 피워냈고 그로 인해 마음속에는 정원이 생겼다. 각각의 다른 색과 향을 뿜어내는 꽃들이 자라기 시작하며 더 넓은 정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깨달았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무겁게 인식되고 있는지. 항상 ‘미안하다’, ’ 사랑해’, ‘ 죄송해요’라는 말의 가치는 적을수록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었다.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그들의 그 말과 행동은 가치가 낮아진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은 사랑이 넘치며 상대에 대해 자신의 감정이 부끄럼 없는 용감하고 멋있는 사람이었고, 그것을 좋지 않게 받는 사람은 사랑이 부족해 그릇의 뚜껑을 닫고 그 사랑을 받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었다. ‘미안해요’, ‘죄송해요’ 사과를 자주 하는 사람은 사진의 용서를 빨리 깨닫고 다른 이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사과’에 대해 진심을 의심하는 사람은 자신은 그렇지 못하기에 그들의 ‘사과’가 단순한 과일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 속에 있는 그들의 작은 마음을 보지 못하는 겉만 보는 사람이었다.  사과에도 여러 색깔의 사과들이 있듯이 ‘사과’의 의미와 크기가 다른 것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는 것을 그들을 보며 배웠다. 너무 그것들을 무겁게만 생각했다는 것을… 또한 ‘사랑’과 ‘사과’는 꺼낼수록 붉게 물든 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림자조차 검은색인 것을 사랑하지 못한 나에게 그들은 자신조차 사랑하지 않는 나를 사랑으로 아껴주었다. 그 친구들에게 배운 대가 없는 사랑은 가시로 둘러 싸인 스스로를 상처 내고 있던 가시들이 조금씩 뭉개지고 있었다. 그 가시들에 찔려 피가 나더라도 그 친구들은 단지 장미를 보며 껴안아주었다. 어느 순간 가시들은 사라지고 온전한 장미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아직도 너희를 만나면 고마운 순간만 기억난다. 이 햇빛들 덕분에 정원이 생기고 꽃과 식물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또한 작은 꽃과 식물들을  다루는 법과 보여주는 법을 배웠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햇빛들, ‘사랑’을 알려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항상 지니고 있다. 이제는 받는 마음이 생기니 주는 마음도 배웠다는 것을. 어두운 밤하늘에 별이 없었는 데 별이 떠올라 빛을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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