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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마스 Feb 29. 2024

EP 13. '그래도 맛있으니까.'

[소비자가 본 스페셜티 커피]




"그래도 맛있으니까."



친구들과 모임을 가질 때마다 꾸준히 들어왔던 말이다.


두 달에 한번, 정기 모임을 가지는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꽤 비싼 가격의 식당을 방문하면서 너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오는 답이다.


이전에도 꾸준히 얘기하지만, 결국 소비자는 값을 지불하고 그 기대치에 맞는 맛을 먹게 되는 것이 현재 식음료 시장의 기본적인 룰이다.


그렇다면 과연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보다 훨씬 비싸다고 인지되는 스페셜티 커피는 아예 가망이 없는 걸까?


필자는 아직 해야 할 과업들이 있지만, 산업의 발전과정 중 과도기에 있기에 드는 염려와 우려라고 생각한다.


지난주의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비관적 고찰에 이어, 오늘은 '소비자의 소비심리와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의 긍정적인 성장방향'대해 가볍게 알아보자.





흔히 카페로 개인사업자를 내게 될 경우, 휴게음식점은 1종 근린 생활시설, 일반 음식점으로 냈을 경우는 2종 근린 생활시설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모든 음식점에 따라오게 되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가격 대비 성능, '가성비'다.


1종 근린 생활시설로 보자면, 소매점, 이용원, 미용원, 목욕탕 및 세탁소와 같은 주민 생활의 필수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커피는 이런 기본 이용시설로 인식되어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가격이 높아질 때 반발심리가 있는 사업이 바로 카페업이다.


그렇다면 이미 가격이 일반 커머셜 커피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는 스페셜티 커피에서는 가격에 맞는 어떤 것을 선사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필자는 위의 이유로 카페와 스페셜티 커피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틀이 있고, 그것을 갖추어야 한다고 작성했다. 


이미 스페셜티 커피를 하고 있던 해외의 몇몇 로스터리의 경우, 유기농 또는 공정거래와 같은 타이틀로 스페셜티커피가 어떻게 거래되는 커피인지에 대한 설명을 인증마크로서 설명한다.






필자는 많은 스페셜티 커피 카페들이 스페셜티 커피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인 "스토리와 경험"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일반적인 커피 로스터리의 경우, '직접 로스팅한' 또는 '다이렉트 트레이드' 같은 마케팅만을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내려한다. 


혹은 이쁜 인테리어나 포토존 등 사진을 찍으며 소비되고 있는 문화를 본인이 소개하는 커피에 더 잘 엮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내부구조에 힘을 주는 매장들도 종종 보인다.


일반 저가 커피보다 두 배에서 세배가 넘어가는 가격을 지불하고, 비슷한 가격대의 스타벅스보다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면 과연 우리가 스페셜티 커피가 선택받지 못한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반대로 이런 일상에서 소비되는 커피를 폄하한다고 스페셜티 커피의 지위가 올라갈 수 있을까?


이 한잔에 커피에 엮인 다양한 이야기와 그것을 즐겁게 경험하는 방식을 소개하는 것이 최종 전달자가 해야 할 역할이고, 이런 문화가 잘 이어진다면 충분히 스페셜티 커피를 가격에 상관없이 소비할 수 있는 소비자들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이런 문화는 다른 요식업인 '파인 다이닝' 또는 '바 문화'와 같이 각 식음료 분야에서 정착되어 있다.


"Farm to Table", "하이엔드 다이닝", "레이어가 있는 맛", 그리고 "마리아주/페어링."


지금 국내 스페셜티 커피에서 언뜻 보이는 시도들이 이미 다른 시장에서는 행해지고 있는 형식들이다.


그리고 그들 역시 현업종의 수익구조가 그리 구조상 많은 수익을 끌어내는 사업은 아니라 말한다.


그들 역시 기본 의식주에 들어가는 업종을 "굳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식의 영역으로 끌어올려낸 것이다.



스페셜티 커피의 역사는 짧다.


필자는 단순히 다른 시장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러한 시도들이 아직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는 정착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우선 스페셜티 커피 문화는 이런 소비문화에서로 나아가는 소비자의 인식의 문턱에 있기 때문에 아직은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희망적인 마음을 담은 미래지향적인 모습이다.


필자는 ADOR의 프로듀서 '민희진' 대표가 소개한 '헤겔의 정. 반. 합.' 변증법 논리를 사회에 적용시켜 보는 것을 즐겨한다.


기존의 큰 흐름을 '반'하려는 사람은 늘 나타나고, '정'과 '반'의 '합'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절충안이 미약하게나마 현재의 불안한 기반을 다져나갈 수 있는 시작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논리에 의해 지나치게 상업화된 기존의 프랜차이즈 카페의 반발로 시작된 문화가 바로 '스페셜티 커피' 문화이니까.


아직 스페셜티 커피가 정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빠른 기술적 성장과 그에 대한 과도기를 겪고 있는 현재이다.


지금 우리가 마이너 한 시장의 장점 이야기하고 이에 대해 불평을 한다는 것은 큰 시대적 흐름에 안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에 가능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이미 좁은 시장인 커피에서 더 좁은 시장인 스페셜티 커피의 비판적 고찰, 긍정적 희망을 '굳이' 작성해 보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맛있는 걸 알아버렸으니까."





- EP 13. END.







*[소비자가 바라본 스페셜티 커피]는 매주 목요일 오후 9시에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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