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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둘레길 11

몸짓에 대한 말

by 양산호 Nov 28. 2023

우리말 둘레길   -11       몸짓에 대한 말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었던 노래,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듣는다. 그녀는 한때 거위였지만 꿈을 가꾸고 피워 이제는 날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순이는 ‘해밀’이라는 대안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해밀'은 '비가 온 뒤에 맑게 갠 하늘'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거위의 모습을 생각하다 보니, 문득 철학자 쇠얀 키에르케고르의 들오리 이야기가 생각난다. 지중해에 살던 들오리 떼가 추운 노르웨이 땅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네덜란드 상공을 지나던 들오리 한 마리가 집오리들이 뜰에 옹기종기 모여 편안하게 먹이를 먹는 것을 보았다. 들오리는 허겁지겁 아래로 내려간다. 들오리는 집오리의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며칠을 신나게 지낸다. 


그러다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다시 날아오르려고 날개를 퍼덕인다. 

그런데 너무 살이 쪄서 날 수가 없다. 에이, 내일 날아가지 뭐. 들오리는 그렇게 내일, 내일 하다가 많은 날이 흘렀다. 마침내 하늘에 들오리 친구들이 지중해를 향해 날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들오리는 다시 날아오르려 애쓰지만 날아오를 수 없다. 현실과 물질의 편안함과 안락함에 주저앉으면 이렇게 되는가 싶다. 


이번에는 몸짓에 대한 말을 찾아보았다. 


  . 넉장거리 : 네 활개를 벌리고 뒤로 벌렁 나자빠짐

  . 곤댓짓 : 젠체하며 뽐내어 하는 고갯짓

  . 고달 : ①점잔을 빼고 거들먹거리는 짓 

            ②말을 못하는 어린아이가 화를 내며 몸부림치는 짓


  . 배냇짓 : 갓난아이가 자면서 웃거나 눈, 코, 입 따위를 쫑긋거리는 짓

  . 앙감질 : 한 발을 들고 한 발로만 뛰는 짓

  . 자반뒤집기 : 몹시 아파서 몸을 엎치락뒤치락하는 짓


  . 몸태질 : 감정이 격해져서 기를 쓰면서 자기 몸을 부딪거나 내던짐

  . 이춤 : 가려운 데를 긁지 못하여 몸을 일기죽거리며 어깨를 으쓱거리는 짓.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 보채는 아기를 안고 ‘우리 아기 둥둥’하며 어릅니다. 칭얼거리다 방싯 웃으면 ‘까꿍’하거나 ‘도리도리 짝짜꿍’을 합니다. 왼손 손바닥에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댔다 뗐다 하라는 뜻으로 내는 소리는 ‘곤지곤지’, 아기를 손바닥 위에 세우며 곧추서라고 어르는 소리는 ‘곤두곤두’입니다. 아기는 어른들을 금방 행복하게 합니다.


  2) 된장이나 고추장 등 음식물에 생긴 구더기는 장벌레가 아니라 ‘가시’라고 합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는 속담을 ‘가시 무서워 장 못 담그랴’라고도 합니다.


  3) 두 다리의 사이(또는 ‘두 물건의 틈’)는 ‘샅’이라고 합니다.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는 ‘손샅’,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는 ‘발샅’입니다. 시골의 좁은 골목길이나 좁은 산골짜기 사이는 ‘고샅’입니다. 그래서 씨름할 때 허리와 다리를 둘러 묶어서 손잡이로 쓰는 무명천을 ‘샅바’라고 부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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