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인 5월 중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지났다. 어린이날은 젊은 부모들의 부담으로, 어버이날은 장성한 자식들의 부담으로 맞이하는 연례행사이기도 하다.
오월이 오월 같지 않은 날씨를 보여 아침저녁 일교차가 심한 가운데 간밤에 비를 동반한 바람이 불었다. 한 주간 행사를 치렀으니 주말은 쉬라고 하는 모양이다. 밖에는 비를 뿌리고 가게는 들어오는 손님이 없었으므로 빈대떡을 부치면서 기름냄새를 풍겼다. 비 오는 날 어울리는 풍경이라 생각하며 잘 먹고 오늘 오후는 푹 쉬자고 했다.
오월의 비는 산에 고사리가 쑥쑥 솟아올라 부지런한 사람들은 산으로 산으로 향한다. 5월에 내리는 비는 '고사리 장마'라고 하여 산에는 고사리보다 사람들 머릿수가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는 몸이 불편해도 제사상에 올릴 고사리는 손수 꺾으러 다녔다. 어머니는 수고를 해야 조상님에 대한 정성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어쩌다 산에 가 보기도 하지만 나와 고사리는 숨바꼭질하는 것처럼 잘도 숨어 내 눈에 보이지를 않는다. 누군가에게 고사리를 캐는 방법을 배운 적이 있는데 허리를 바짝 엎드려 바닥을 살펴야 한다고 했다. 걸으면서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보이지 않는데 허리 굽혀 바닥을 살펴보면 땅에서 솟아난 고사리가 보인다고 했다. 그렇다면 고사리는 교만한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고 겸손한 사람에게 보인다는 말이다. 마대자루에 고사리를 한가득 짊어지고 오는 사람들은 겸손한 사람들인가 보다.
겸손한 사람들은 짧은 기간 고사리를 캐서 얻은 수익을 자랑하곤 하는데 나는 교만하여 수익을 얻을 수 없어서인가 어쩐지 배가 살살 아파진다. 이 비가 그치면 사람들은 산으로 몰려가겠지만 나는 가기가 싫다. 내가 겸손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이 들통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남아있는 5월 행사는 '스승의 날'이다. 나도 '스승의 날'에는 은사님께 편지라도 한 통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