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리 Jun 16. 2024

애니메이션 보는데 눈물이 주륵..

모든 감정들에게 건네는 감사

기쁨이는 라일리가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그래서 라일리의 실수나 잘못에 관한 기억들을 모두 기억 저편으로 보내버리는 실수를 한다. 하지만 라일리가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모두 필요한 기억들이었고 그걸 깨닫게 된 기쁨이가 라일리의 기억들을 가져오기 위해 기억의 저편으로 떠나는 장면에서 기쁨이는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기쁨이 사라져가는 건가봐.."


늘 확신에 차 있었고,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만 했던 기쁨이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을 때 덩달아 나는 눈물이 났다.

사춘기가 된 라일리의 마음 속에서 기쁨이는 불안이에게 마음 제어판을 내어 주게 된다.

불안이는 예견되는 수십가지의 안 좋은 상황들을 상상하며 그에 대비하기 위한 계획들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푹주해 버린 불안이가 정신을 잃은 표정으로 무서운 속도로 돌고 있는 장면을 보며 어느 날의 내 마음 속의 모습인 것 같아서, 사춘기를 힘들게 지나던 어느 날의 아이의 마음 속인 것만 같아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우리는 그 실체 없는 불안이 만들어내는 상상속에서 얼마나 마음을 힘들게 하고 있었던지...


MBTI검사에서 늘 계획형이 나왔던 것은...내가 계획형의 사람이 된 것은 저 불안이 커서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계획형의 모든 사람들에게 위안을 건네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영화속에서 불안이는 라일리를 괴롭히는 악당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은 모두 다 라일리의 감정이었기에 기쁨이만큼 라일리가 행복해 지기를 바랬다. 더 좋은 결과를 얻고, 더 나은 성취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우리 마음 속의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은 모두 나를 만들어가는 한 부분이기에 옳고 그른 것이 없다


어느 날의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인 것도 같았다가, 또 어느 날은 너무 못나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느 순간은 다 해낼 수 있을 것 처럼 자신만만했다가 금방 아무 것도 해내지 못할 것 같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성공의 순간도, 실패의 순간도, 기뻤던 시간도, 슬프고 당황스러웠던 기억도 모두 다 나를 만든 것이기에 그 중에서 좋은 것만을 취할 수는 없다. 그 수많은 기억들과 시간의 강을 건너며 우리는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것일테니..


때론 나의 마음들은 비아냥의 협곡을 지나 내 마음과는 다르게 전달이 되기도 하고, 절대 꺼내 놓을 수 없는 비밀의 기억들은 마음 속 아주 깊은 곳에 감추어 두고 평생 꺼내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수많은 기억의 구슬들을 가지고 우리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해 간다.


기쁨이가 영화속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항상 감정들의 대장으로 나오는 이유는 우리는 행복을 찾는 과정중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춘기가 된 라일리의 감정들은 불안이를 다루는 방법을 터득해 나간다. 불안이에게 편안한 의자를 내어주고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게 대접하는 것이다.


어느 날 기쁨이보다 불안이가 내 마음의 제어판을 쥐고 흔드는 것 같은 순간에는 불안이에게 편안한 의자와 따뜻한 차를 내어주자.그렇게 불안이를 달래면 불안이는 우리가 성장하는 도움을 주는 유용한 감정이 된다.나에게 책임감을 갖게 하고 나를 성장시켜 줄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나의 본질을 감추고 취향을 꾸며내는 것,  성취에 조급해 지는 것, 안 좋은 상황들을 상상하는 것 이런 행동들은 불안이를 더 활발하게 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의 나를 인정하고 나의 감정들에게 편안한 의자를 내어 주는 것

이렇게 우리가 내 마음의 감정들을 편안하게 다룰 줄 알게 되면 진정한 어른으로의 성장을 이루어 나갈 수 있게 되지 않을런지... 

그렇다면 진정 어른이 될 수는 있을란지...(감정의 컨트롤은 세상 어려운 일이기에...)

이전 08화 작은 일에 도전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