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을을 참 좋아한다. 덥디 더운 날씨, 나를 바싹 마르게 하는 태양과도 이별하고 지긋지긋한 반팔, 반바지와도 안녕이다.(나는 반팔, 반바지가 왜인지 너무 싫다.)
그렇게 선선한 바람이 더위에 잔뜩 상기된 내 얼굴을 어루만지고 바스락 거리는 낙엽이 잔뜩 덜어질 때 나는 비로소 즐거움에 잔뜩 취하게된다.
다들 각자 좋아하는 계절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 계절이 가을이다. 갈색 어미가 초록색 생명을 잉태하는 봄, 가족끼리 옹기종기 거실에 모여 바다 바람인냥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수박을 먹는 여름, 시원한 바람과 자신을 뽐내려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이 나를 반기는 가을, 어딜가나 하얀 발자국이 나를 따라오는 겨울까지 모두 멋있는 계절이지만 무더운 더위를 버티고 만나는 가을은 어찌보면 장마와 습기, 태양과 더움을 버틴 내게 주는 포상 같아서 더욱 마음이 간다. 크리스마스도 내 생일도 그 어떤 행사도 없는 계절이지만 난 그 가을이라는 계절 자체를 특별한 행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