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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가람 Jun 16. 2024

나의 아이에게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나의 불안이 너를 숨 막히게 하지 않기를

나의 조바심이 너를 짓누르지 않기를

나의 사랑이 너를 태우지 않기를

나의 신념이 너를 옭아매지 않기를

나의 삶의 방식이 너를 힘들게 하지 않기를

나의 태도가 너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기를


소중한 나의 아이야,

나의 염려와 애틋함이 너에게 그대로 전해지기를

너의 안녕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네가 알 수 있기를

너의 웃음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들이 너를 둘러싸고 있음을 네가 알기를

너의 슬픔이 나의 염려로 이어지고

너의 고통이 나의 안타까움으로 이어지고

너의 평안함이 나의 안심으로 이어진다.


어여쁜 나의 아이야,

때로는 시련이 너를 흔들고

때로는 고통이 너를 아프게 하고

때로는 이별이 너를 슬프게도 하겠지.

때로는 믿음을 잃고 분노할 수도 있을 거야.

갑작스레 닥쳐온 불운은 너를 좌절케 하고

노력하였음에도 얻지 못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고 허무해질 수도 있을 거야.

실패가 너를 괴롭게 하는 때에도 

그것이 결국은 성공을 향해 가는 과정의 임부임을 잊지 않기를

뜻하지 않은 오해로 억울함이 너를 채워도 

너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며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진다는 믿음을 놓지 않기를

타인이 너에게 박하게 굴어 속상한 때에도 

상대가 바라보는 세상과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 달라서일 수도 있음을 기억하기를

그렇게 너의 가슴속에 폭풍우가 친다 해도 

언젠가는 그칠 것이고 다시 평화로워질 수 있음을 기억하기를


사랑스러운 나의 아이야,

네가 너의 삶에 주인이 되어 최선을 다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너는 준비하고 대비하고 노력하고 많은 것을 이루어 낼 거야.

당당히 너의 앞날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지.

언제나 너를 응원하고 너를 위해 기도한다만,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겪을 일은 겪게 마련이고 삶이란 그런 것이니.

긴 세월을 건너 내가 바라는 것 한 가지는 한없이 넓은 마음으로 삶을 온전히 껴안고

그럼으로써 네가 평안하기를,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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