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에게 있어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를 듣는 것만큼 행복한 순간은 없습니다. 높은 수준의 우리나라 관객들은 "브라보 ~~"라는 외침과 함께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기립박수입니다. 기립박수를 받아 본 연주자들의 감정은 똑같습니다. 한결같이 행복감을 넘어 눈물을 참아야 할 만큼 격한 감격을 느낍니다. 공연이 끝나고, 모든 관객이 일어서서 나에게 경의를 표할 때, 내가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는 가 황송할 정도로 고맙기도 하고 내 존재의 의미를 찾게 되기까지 합니다.
K-팝 콘서트의 경우는 뭐 처음 시작부터 마칠 때까지 관객들은 일어서 환호와 소위 말하는 떼창(?)을 합니다. 클래식에서는 모든 공연이 끝나야, 단 한 번의 기립박수 기회를 얻습니다. 이 귀한 기회를 아무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앞으로 용기 있는 관객들 한 두 분씩 기립하여 박수를 치다 보면, 모두가 일어나 박수를 치는 문화가 자리를 잡을 날이 오겠지요.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은 칭찬의 말입니다. 일면식이 없는 음악가에게도 꼭 다가가 연주에 대한 칭찬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훌륭한 연주를 했다는 전제가 깔려있어야 합니다.
일부 관객들은 지인 연주자들 축하하느라 바쁜 이유가 있을 것이고, 대부분은 숫기가 없어서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굳이 내가 나서서 인사나 칭찬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망설임 때문이죠. 미국이나 유럽의 관객들은 아무리 작은 공연이어도, 오늘 처음 보는 연주자이어도, 먼저 다가가 꽤 긴 시간 동안 찬사의 말과 호기심 가득 찬 질문을 합니다.
한국에서는 용기가 좀 필요하죠. 음악가 입장에서 지인이 아닌 분들에게서 받는 칭찬과 격려의 말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위로와 힘을 얻습니다. 역시 음악가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동기부여의 역할을 합니다. 단 한 번의 기회에 한 번의 용기를 내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