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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가로 데뷔하는 법 (1) 남성향

레드오션이 된 시장에서 어떻게 1질 출간을 시작할 수 있을까?

웹소설의 역사에 대해


6명 정도를 모아 월요일마다 온라인으로 웹소설 수업을 하는 중이다.


부끄럽지만 소위 말하는 연 1억 작가라, 수업으로 돈을 받아도 시간 대비 집필보다 수익이 떨어진다. (그런데도 수업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는 이상한 사기꾼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웹소설 작가도 아닌 강사로 월에 50만 원 이상을 3개월 단위로 선결제하라고 한다든지. 때문에 한 달 19만 원의 가격은 내가 웹소설을 그만둘 때까지 쭉 유지할 계획.) 그래도 얼마 간은 열심히 할 계획. 생각보다도 재밌다.


수업을 들으러 오는 수강생 5명 중 3명 정도는 내게 보여줄 웹소설 1편조차 없는 뉴비 새싹의 상태다.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웹소설에 대한 역사를 30분 정도 설명하며 커리큘럼을 시작한다.


나는 대학에서 교육을 전공했는데, 교육학 중에서 교육사라는 과목이 있어 교육에 대한 역사를 가르친다. 그럴 때마다 '굳이 역사를 이렇게까지 열심히 들어야 할까? 교육실무에 더 투자하는 행동이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오늘날 강의를 해보니 어떤 영역이든 확실히 역사가 기초를 다지는 데에 효과 있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과거란 없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과거를 알면 미래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나도 웹소설 역사를 가르쳐보니 이 이야기로 시작한 수강생이 웹소설을 잘 쓰는 듯하다.


웹소설 작가로 데뷔하는 방법에 대한 글에 역사가 어쩌고, 서두가 길었다. 빠르게 웹소설 역사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웹소설은 장르소설의 다른 말이고, 장르소설의 역사는 엄격하게 잘라도 40년이 넘는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재밌는 전개는 40년 동안 모두 소모되었다. 인류가 존재한 시간만큼 인간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하는 내용은 전부 소비되었다.

이 사실을 안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신박한 소재와 전개를 찾으려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것은 괴상하기 때문이다. 진짜로 신선한 무언가를 짜내는 비밀은, '신선한 척'하는 것이다.


위의 정보를 바탕으로 재밌는 웹소설을 쓸 준비가 됐다면, 또 다른 역사를 보자. 이번에는 가까운 과거로, 2015~2017년 정도다. 이때 웹소설 시장은 갓 태어나 기어 다니는 아이나 다름없는 시장으로, 웹소설 기성 작가라고 할 만한 사람이 지금에 비하면 극히 드물었다. 이때는 어떤 사이트에 어떻게 대충 올려도, 출판사가 눈에 불을 켜서 쓸만한 글을 주워 출간했다.


그러나 2024년인 지금, 웹소설 시장은 포화했다. '너도 1억 벌게 만들어줄게'라는 사짜 광고가 범람하는 시점에서. 이제 기성 작가는 몇천 명이고, (좋은) 출판사는 기성 중에서도 쓸만한 작가를 고르는 갑의 입장이니, 지망생은 데뷔하기가 얼마나 힘들겠는가.



웹소설 데뷔하는 방법, 남성향ver


그러면서 웹소설 작가로 데뷔하는 좋은 루트가 정해지고 있는데, 비슷한 맥락으로 '로판' 루트를 https://blog.naver.com/class_webnovel/223253963723 여기서 간접적으로 집필한 적이 있다.


웹소설을 크게 나누면 남성향과 여성향으로 구분한다. 남성향은 남자 독자를 위한 소설이고, 여성향은 여자 독자를 위한 소설이다.


오늘 글에서는 남성향 데뷔 루트만 알아보고, 다음 주에 여성향을 알아보자.


남성향 장르에는 현대판타지, 판타지, SF, 무협 등이 있다고 수업을 하는데, 각각 장르의 추천 데뷔 루트는 다음과 같다.


(1) 현대판타지 : 현대물, 현대판타지물이 여기 속한다. 문피아, 카카오페이지에서 강세인 장르다. 문피아에서는 본인이 홀로 연재할 수 있고, 카카오페이지는 출판사를 거쳐야 한다. 전자는 15화 정도를 준비해 일반연재에서 시작하면 되고, 후자는 출판사에 투고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다. 둘 중 뭐가 나을까? 여성향에 비해 남성향에선 특히 쓰레기 같은 출판사가 많고, 좋은 출판사에는 실력 없는 신인의 투고가 먹히지 않는다. 문피아에 일반연재를 해야 하는데, 이제 독자는 작가연재 아니면 보지 않는다. 중간에 더 다양한 논리가 있지만, 그래서 본인은 문피아 아카데미를 추천하는 편이다. 참고로 '웹소설을 모르는' 허수를 제외하고도 '웹소설에 대해 미래가 보이는 그럴듯한' 이들만 모은 실제 경쟁률이 1:8 정도 되는데, 그중 3명은 기성이다. 개빡세다는 의미다. 문피아 아카데미 관련해서는 조항 상의 문제로 공개 자리에서 썰을 풀 순 없기에 여기서 그만 멈추지만, 다양한 이유로 참 좋은 시스템과 좋은 회사라고 생각한다.


(2) 판타지 : 이야기가 또 길어지지만 대충 요약하면 문피아, 카카오페이지, 노벨피아. 위와 같은 루트를 추천하고, 노벨피아의 경우 그 사이트를 좋아하면 도전할 만하다.


(3) SF : 님그강(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건널 거면 문피아 일반연재로 시작해서 로또를 노려보라. 정통 SF라면 관련 전공을 통해 문학계 등단하는 편이 낫고, 웹소설을 묻혀봤자 문피아 아카데미를 뚫긴 힘드니, 철수를 구하시오처럼 잘 쓸 수 있다면 요행에 도전하자. 참고로 1억 작가인 나도 철수를 구하시오는 정말 수작이고, 나는 저런 작품을 만들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4) 무협 : 카카오페이지에서도 한 번 밀어주면 꾸준히 잘 팔리지만, 역시 무협의 시작점은 문피아다. 여러 가지 여기서 말할 수 없는 이유로 문피아 아카데미는 추천하지 않는다. 문피아 일반연재나 문피아 공모전을 해보자. 어차피 이 글을 보기 전부터 무협 쓰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홀로 알아서 잘 쓸 것이다.


모두 이런 결론이 나오게 된 데에는 이유가 다양한데, 작가마다 호불호나 의견이 갈릴 내용은 제외하고 필요한 결론만 간단하게 작성해 보았다. 내게 수업을 들으러 온 수강생 중 30~35%가 남자인데, 위의 방식으로 데뷔 루트를 설계하고 수업을 진행한다.



레드오션이 된 시장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지망생을 시작한 여러분을 응원한다. 방법만 복잡해졌을 뿐이지 웹소설을 좋아해 왔다면 불가능하지도 않고, 역사적으로도 학원이든 강의든 대학교든 도움받을 필요도 없다. 그나마 추천하자면 관련 커뮤니티 정도. 파이팅 하라.




웹소설 작가. 월요일마다 소규모 웹소설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blog.naver.com/class_webnovel). 협업, 강의, 심사 등 glegoo99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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