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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바 Mar 27. 2024

튀르키예와 이집트로 떠난 이유

어디서 뭐 할까

600만 원으로 1년 세계여행을 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 여행 기간을 최대한 길게 다녀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라 선택이 중요했다. 선택 조건은 물가 저렴한 나라로 가기, 최대 3개국으로만 가기였다. 일단 내가 가고 싶은 나라는 어디인지, 곰곰이 생각했다.


아! 그때 그런 말을 들었었지!


2011년. 나는 첫 번째 직장을 퇴사하고 엄마와 함께 서유럽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남 부러울 것 없는 엄마와 딸의 모습이었겠지만, 나에게는 엄마가 좋다가 싫다가를 반복하는 양날의 검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 좋은 게 좋은 거지, 이런 마음으로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관광버스 안에서 우연히 다른 일행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20대 초반에 세계여행을 다녀왔는데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해서 좋았다는 말이었다. 지금은 나이가 들고 힘들어서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었던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나: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가 있다면, 어떤 나라일까요?

일행: 튀르키예요. 제 직업은 푸드스타일리스트인데, 독특한 그릇에 관심이 많아요. 튀르키예는 여행지도 예쁘고 그릇도 예뻐서 다시 가고 싶네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보세요.


‘여행’이라는 대화 주제로 또 다른 일행의 이야기도 들었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참 많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패키지여행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았다. 서유럽 여행 기억은 저 멀리 잊혀갔다.


2013년. 어느 날 갑자기 떠올랐다. 기회가 되면 튀르키예를 꼭 가보라는 일행의 말. 컴퓨터를 켜고 튀르키예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이스탄불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주변 국가는 어느 나라가 있는지 찾아보았다. 세계여행은 처음이라 지도를 봐도 어디로 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

출처, 구글 지도

서점에서 여행책을 구매했다. 보통 《튀르키예•이집트•그리스》 3개국으로 여행한다. 그리스는 가지 않기로 했다. 내 로망이랄까.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가고 싶었다. 여행책에서 그리스 있는 부분은 미련 없이 찢었다. 그렇게 해서 결정된 2개국, 튀르키예와 이집트. 다른 나라에 비해 물가도 저렴하고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어디로 갈지 결정하자마자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다.


튀르키예 38일. 이집트 42일.

(튀르키예 in 이집트 out)

총 80일 동안 여행하기로 했다.


나는 이것을 하고 싶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땅을 밟아 보는 것은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다른 사람이 추천해 준 튀르키예가 궁금했고 이집트 고대 문명이 궁금했다. 이집트 배경으로 만든 미이라 시리즈. 《미이라》(1999), 《미이라 2년》(2001), 《미이라 3: 황제의 무덤》(2008), 영화를 좋아해서 보고 또 봤었다. 살면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는 꼭 보고 싶었다. 아랍어는 잘 모르겠지만 신기하게 생긴 언어는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충분했다.


여행 계획은 큰 틀만 세웠다.


튀르키예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 타기

폐티예에서 패러글라이딩 타기


이집트

다합에서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따기


그렇게 나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한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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