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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쳇바퀴

by 고운로 그 아이


시간과 공간의 쳇바퀴 속에서

나는 다람쥐가 되어 끝없이 달리고 있다

함께 돌아가는 이곳은 나름대로 평온하기에

굳이 멈추고 싶지 않다


어떨 때는 내 속도보다 쳇바퀴가 더 빨리 돌아가서

넘어지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중심을 더 잘 잡게 된다


돌다 보면 쳇바퀴도 서서히 진행하여

조금씩 모서리가 낡아 간다

나도 서서히 변해가며

어떤 모습이 될는지 모른다


누군가는 쳇바퀴가 지겨워

뫼비우스 띠를 만들고 그 위를 활주한다

그러나 그것도 반복되긴 마찬가지

어떤 이는 시시포스처럼

힘겹게 성취하면서도

원점으로 돌아오기를 되풀이한다


쳇바퀴를 도는 다람쥐는

스스로 지쳐간다는 것을 망각하고 몰두한다

쳇바퀴가 조금씩 굴러

절벽에 다가가고 있는 것도 알지 못한 채


우리는 우리의 삶은 보지 못하면서

다람쥐를 근심 어린 눈으로 본다

우주의 큰 별들이

지구를 예리한 눈빛으로 관조하는 것처럼

우리 삶도 멀찍이 물러서면

굴러가는 쳇바퀴가 보이지 않을까?








반복되는 일상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의 루틴들, 매일 그것을 지켜 나가는 것이 삶의 과정이고 목표이다.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듯하지만 동시에 점점 퇴행하고 있기도 하다.


삶이란 것은 반복해서 돌아가면서 조금씩 절벽으로 이동하는 과정 같다.

영원할 것 같지만 그 끝은 존재하고 그 끝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먼 미래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오늘도 쳇바퀴를 돌릴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도 무한 루프이다.

루틴의 반복이면서 나는 멈출 생각이 없고, 조금씩 나아가지만 한계는 있다.

글을 쓰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쳇바퀴에서 잠시 내려 여름 수목원을 방문한다. 아니 이것도 반복의 하나이겠지만,

숲의 냄새를 생각하며 일상의 탈출을 꿈꾼다.

무더위를 대비하여 강력 손풍기도 준비했다. 하지만 이번 주는 비가 와서 기온이 높지 않다.

화요일 발행도 아슬아슬하게 지켰다. 내일은 가벼운 마음으로 피톤치드를 듬뿍 마시고 와야겠다.




7월 16일 국립수목원.

빗방울이 간간이 쏟아져 사진을 찍다 말다 했다.

이 날 산림박물관 전시회장에는 세계식물세밀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연꽃이 뒤덮은 육림호



나리, 개망초, 산수국, 연꽃



산림박물관 내 세계식물세밀화 전시회장.

사과, 여주, 광릉요강꽃, 벼, 대추 등 수십 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대문 사진 출처- 네이버 블로그

'이은대 자이언트 북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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