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기록
그 아이가 집으로 가는 날, 그 방에서 아이의 엄마와 이모와 나는 셋이서 결국 참고 있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모든 아이들이 제 가족 같지만, 특히 B는 더 가족 같아요. 라는 말을 하자마자 우리 셋은 동시에 울먹였다. 옆에서 누워 있었던, 코마 상태인 그 아이도 다 듣고 같이 울고 있었을 거다.
그 아이의 경과기록에는 Mental status : deep sleep이라고 적혀있다. 얼마나, 얼마나 깊은 잠을 자고 있는 것일까. 그 아이 영혼은 깨어 있는 것일까. 아이는 눈물도 흘리고, 팔다리도 이따금씩 살짝 움직인다. 보고 있었지만 정말 보고 싶은 아이.
깊이 잠이 든 채로 아이를 집으로 보내는 내 마음도, 그 아이를 집으로 데려가는 엄마 마음도 슬펐다. 그리고 지금도 슬프다. 그리고 아이도 슬플 거다. 우리 너무 슬퍼하지 말자고 했지만, 그건 너무한 말이었다.
가장 나를 슬프게 했던 건, 평소 무뚝뚝하셨던 그 아이 아빠가 잠든 아이를 앰뷸런스에 눕히고 나서 내게 깊이 고개 숙여 인사를 해주시며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하신 거다. 당신의 양팔을 꼿꼿하게 펴서 다리에 붙인 채로 허리를 구부리시면서 말이다.
그동안이라는 말은 그 어떤 말 보다도 나를 힘들게 했다.
/ 간호사 김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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