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자전거 비슷한 것으로
두달 여 전이었나
실내자전거를 하나 구입했다
운동을 해야하고 업무도 밀려있었다
나름대로 머리를 짜 낸 것이 데스크가 있는 자전거였다
생긴 건 한창 유행하던 긴 네모 박스같은 전현무 자전거처럼 생겼는데 그 위에 책상이 달린 것이 차이점이다
처음 샀을 때는 그 위에 랩탑을 놓고 일을 보며 머리를 굴리고
동시에 페달을 밟으며 다리를 굴렸다
그러다 깨달았다
손이 움직이면 발이 쉬고
발이 움직이면 손이 쉰다는 것을;;
또
다 좋은데 불편한 점은
계기판이 없다는 것이다
부하는 8까지 걸수 있는데
나는 주로 3정도에 맞춰놓고 탔었다
좋은 자전거지만 슬슬 관심에서 밀려나서
한 동안 짐짝처럼 방치되었었는데
이번 사고를 기점으로 쓸모가 되살아났다
몸이 단시간에 좋아질리 없다는 생각이 들어
어제 저녁에는 자전거에 올랐다
딱삼독 독서 전 10분만 타자고 마음먹고 탔는데
딱 10분을 채웠다
그렇게 어제는
실내자전거를 처음 시작한 기념비적인 날이 되었다
목 뒤부터 어깨와 등은 아직 시큰거리지만
가만 앉아 다리를 움직이는 것 정도는 할수 있을것 같다
무엇보다도 여태 해온 식단과 운동이 아깝고
균형 I형에서 근윧D형으로 체형과 체질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10분이라는게 작은 숫자같지만
막상 안하던걸 하면
짧은 시간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뇌의 시냅스가 아직 반짝이지 않아서겠지?
유툽 교육채널에서
한 지혜로운 엄마가
하루에 10분씩만 하자~ 하고 아이를 설득해
결국 하루에 루틴을 10개 만들었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중요한건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것을
살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마주하며 느끼게 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10분 자전거를 무사히 타고
딱삼독 독서로 장류진의 에세이를 읽고
침대에서 딸들과 잠시 뒹굴거리다
9시반쯤
자작나무 아저씨의 클립을 들르며 잠에 들었다
왠지 내일의 컨디션은 좋을 것만 같다는 꿈을 꾸면서
나도 장류진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길로 걸어들어갔다
아침 5시가 되기 10분 전 눈이 뜨였다
수면시간은 7시간 반
자정에 자서 7시반에 일어나도 수면시간은 같은데
분명 수면의 질이 다르다
태곳적부터 인류가 자고 일어났던 시계가 내 몸속에 dna로 남아 작용하는거겠지?
눈을 채 뜨기도 전
실내자전거에 올랐다
동시에 핸드폰 빅스비에게 10분 타이머를 맞춰달라했다
자전거책상 위엔 아무것도 없었다
10분 자전거 명상에 들어갔다
사고가 나서 제한이 있지만
몸을 돌보는 사람이라는 내 아이덴티티를 잊고 싶지 않았다
어제 저녁 간헐을 깨고 저녁으로 고소하고 죄책감 주는 항정살을 구워 먹었다
먹는 순간은 즐거웠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운동이 더 절실했다
눈을 감고
페달을 밟으며
눈을 감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느껴보았다
최근에 본 마인드풀니스 문구에
How far I have come 이라는 문장이 있었다
내가 얼마나 멀리 왔을까
최근엔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달려가기에 급급해서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들여다보는 일에 소홀했다
가끔 온몸의 긴장이 풀리고
온 몸이 자유로운 완전한 이완의 상태에
머릿 속을 불현듯 스치는 과거의 순간과 만날 때가 있다
얼마 전 정형외과 물리치료실에서도 그랬다
핸드폰도 볼수 없고
누군가와 대화도 나눌 수 없고
어떠한 외부자극도 없이 반듯하게 누워 있어야 하는 상태
그 순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는 상관없는
기억 속 제일 안 쪽에서 과거의 순간들이
쑤욱 하고 고개를 내민다
초등학교 이전의 때도 있고
학창시절의 것도
그 이후 20대 때의 조각
30대때의 조각
짐작할수 없는 과거의 기억이
무의식의 바다 심연에서 물 위로 떠오른 물고기처럼
나 여기있다하고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이러니하게 그런 순간이 좋을 때가 있다
지금의 내가 나의 전부가 아닌 것 같아서
나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기억도 나지 않은
저편에 차곡 쌓여
무의식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는
내가 지나온 날의 물고기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들이 든든하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고
때로 아프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다
바쁘고 정신없을 때에는
그것들의 존재를 느낄 수 조차 없어서
소중함을 잊게 되지만
인사이드 아웃 영화의 라일리처럼
나를 지탱하고 있던 세계관들이 쌓이고 허물어지고 다시 새로운 것이 건설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강제로 생긴 여유로 그것들을 반듯하게 누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것만 같아 작고 확고한 행복이 내게 한발 짝 가까이 다가온 것 같다
자전거 10분 페달링을 끝내고 체중을 쟀다
어제의 항정살이 반영되지 않았는지 체중은 비슷비슷
짐에서 인바디를 재어야 더 정확한 상태를 알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게 안되니까
앳플리로 만족해야지 뭐
오늘은 둘째랑 도서관 한의원 성당에 가려고 하고
저녁에는 첫째의 친구들이 파자마를 하러 온단다
나는 집정리를 마저하고
늘 그렇듯 없어진 물건 한두개를 찾고
밀린 써야할것 들을 쓰고
식단과 운동을 잘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다
날이 더워 집앞 수영장에 가고 싶은데
딸들은 친구들이랑 간단다
흥 혼자라도 갈거다
수영장 앞 집이라는 프리빌리지를
지금 핫썸머 아니면 언제 또 써보겠니
오늘은 없어진 물건을 찾으며 수영복도 챙겨야겠다
인사이드아웃도 다시 보고 싶다
아침 브런치 글을 쓰며
어느새 자전거 페달을 밟은지 30분이 훌쩍 지났다
집에서도
몸을 돌보기 시작했는데
마음도 돌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