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

by 긴기다림

아이의 행동을 보면 바로 잡아주고 싶습니다. 스마트폰을 덜 보고, 게임을 덜 하며, 책을 읽기 원합니다. 아이는 이런 요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엄마・아빠는 좋은 행동을 요구하고 아이는 이 요구가 불편합니다. 이런 상황이 갈등을 만듭니다.

아이에 대한 바람은 많지만 엄마・아빠가 아이였을 때를 돌이켜 보면 지금의 아이와 비슷합니다. 엄마・아빠가 어렸을 때 그 부모님도 비슷한 것을 요구했습니다. 엄마・아빠는 아이가 평생 잘 살기를 바랍니다. 엄마・아빠 말대로 한다고 잘 산다는 보장은 없지만 잘 살 수 있는 확률이 조금은 높을 수 있습니다.

엄마・아빠가 되면 아이가 지금 무엇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어느 정도 압니다. 그런데 엄마・아빠가 아이였을 적에는 모릅니다. 어렸을 때는 엄마・아빠의 말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성숙해지는데 아이의 경험은 거기까지 미치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어도 엄마・아빠는 아이가 부모의 말을 따라주기를 바랍니다.

올챙이는 뒷다리가 생기고 앞다리가 생깁니다. 그리고 꼬리가 짧아지면서 개구리로 변합니다. 개구리가 올챙이에게 개구리의 모습으로 당장 변하라고 말을 한들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개구리는 올챙이를 보고 자신처럼 바로 개구리가 되라고 합니다. 자신도 못 하는 것을 올챙이에게 바랍니다. 개구리가 올챙이에게 빨리 개구리가 되라고 말해도 올챙이는 뒷다리-> 앞다리 -> 꼬리 -> 개구리의 과정을 하나도 빼먹지 않습니다.


엄마・아빠는 자신도 못 했던 일을 아이는 해냈으면 합니다. 정답이라고 생각되는 길에 한 번에 들어가기를 바랍니다. 어른이 돼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을 잡아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내 의지와 경험이 아니라 엄마・아빠의 손에 강제로 이끌리면 언젠가는 크게 울음을 터뜨립니다. 아이는 직접 밟아본 길에서 안정감을 찾고 그 길에 대한 믿음이 생깁니다. 스스로의 행동은 바른길로 들어서면 더 큰 힘을 얻습니다. 길에 대한 확신, 흔들림 없는 의지를 갖게 됩니다.

개구리는 올챙이를 재촉하지 않습니다. 재촉한다고 더 빨리 개구리가 되지 않습니다. 빨리 개구리가 된 올챙이가 더 행복하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지금 부족하면 언젠가는 채워집니다. 지금 채워지면 언젠가는 부족해집니다. 너무 빨리 가게 하려는 욕심은 올챙이를 단번에 개구리로 만드는 일과 같습니다.

모든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이 있습니다. 지금은 생각나지 않지만 그 시기를 거쳤기에 개구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특정 개구리로 자라기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올챙이는 적당한 시기에 개구리가 됩니다.


어른 안에는 아이의 흔적이 있고 아이 안에는 어른의 씨앗이 있습니다. 재촉하지 않아도, 강제로 알려 주지 않아도 씨앗은 씨앗에 새겨진 대로 자랍니다.


올챙이를 올챙이로 아이를 아이로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은 개구리와 어른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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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어른의 지금 모습 그대로가 행복한 풍경으로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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