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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스크 환자의 나날 May 26. 2024

아 속의 비아

난 아무것도 몰라요.

20XX 년 여름

나는 침대에 누워있다 생각한다.






아 속의 비아 속의 아 속의 비아가 이어지는 무수한 시간 속에서 나는 어떠한 것이다. 아가 곧 나라고 할지라도 이것이 과연 내가 알고 있는 나인가 가끔은 내가 나를 돌아볼 적에 내가 왜 이렇게 했는가 싶은 일과 말이 

그리고 행동들이 너무나 많기에 나는 나를 스스로 믿지 못하고 결국엔 아 속의 비아를 키워버리고 만다. 

네가 사람이라면 그러면 안 되지!

그런 말을 듣는 것에 있어 한점 부끄럼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는 끊임없이 부끄러울 뿐이다.

어느 절대적인 무언가의 앞에서 판결받는 것이 아닐지라도 나 스스로 부끄러움을 찾는 것이다. 

스스로의 부끄러움

그것이 결국 아 속의 비아를 다스리는 방법이 아닐까. 

나는 내가 아닌 것들을 내 안으로 품으면서 그 철없는 망나니가 흉포하게 튀어나오며 또 다른 아들을 

할퀴어 놓고 하지 못하게 토닥이면서 엄하게 꾸짖는다. 

그것이 절대 옳은 길이 아니라고 나는 망나니의 귀에 속삭인다. 그것이 절대 옳은 일이 아니라고 망나니의 귀에 살짝 귀띔을 준다. 그것이 절대 옳은 말이 아니라고 망나니의 귀에 대고 말한다. 그것이 절대 행복한 일이 아니라고 망나니의 눈을 감긴다. 그렇게 사람은 사람마다 자신의 망나니를 고로 비아를 하나 둘 들이고 살게 되는 것일까. 나만 이러는 것일까 아니면 과연 무엇이 아 속에 비아를 품게 했으며 나 이외의 그 모든 것이 내 안을 가득 채우게 했으면서도 결코 내 밖으로 털어내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 기도를 한다 하여도 나아지진 

않는다 다만 조그마한 위안이 될 뿐 수행을 한다 하여도 나아지진 않는다 다만 잠시라도 외면은 할 수 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아 속의 비아를 덜어내다 보면은 나라는 것은 오롯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과연 나는 맞을까. 내가 내가 아닌 것을 다 덜어낸다 하더라도,

  나라는 것은 어떻게 보이게 될까. 아 속의 비아가 말한다 너는 결코 떼어낼 수 없을 것이다. 

비아 또한 내가 아닌 나라고 뱃속을 쿵쿵 때리며 발악한다. 

똥으로나 나오너라!

나도 배를 쿵쿵 때리며 말한다.

이것도 아와 비아의 처절한 투쟁이라면 하나의 웃음거리일 테지.

나는 울먹거리며 주저앉는다. 

그냥 내가 아닌 것들로부터의 괴리는 결국 나도 어디론가 쓸려져 버리는 비아가 되나.

나는 부끄럽더라도 아 속의 비아 

그것의 옷깃을 슬그머니 붙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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