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100일의 기록 6

by 포근한 바람

살면서 그는 여러 채의 집을 지었다. 남편과 단 둘이 지은 집도 있고, 기술자들이 짓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다 지어질 때까지 함께한 집들도 있다.


10년 넘게 살던 첫 집을 부수고 더 큰 크기로 그러나 겉보기엔 판자인 집을 남편과 함께 만들었고 다시 그 집을 부수고 두 필지의 땅을 가득 채워 3층으로 올린 건물에서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살았다. 콘크리트 기둥을 세울 때 철근을 몇 개 넣어야 하는지를 미리 알아 두었다가 혹여나 한 개라도 빠질까 간식을 해주며 지켜보았다고, 그는 모험담처럼 자랑스레 말하곤 했다.


인생의 마지막 집을 차로 20분을 달리면 항구에 닿는 너른 땅에 짓고, 오랜만에 새 살림을 하나하나 들이고서 그가 시름시름 아플 때, 사람이 죽을 운명일 때 집을 짓게 되더라고 누군가가 한 말을 전하며 엄마가 명땜을 하는가봐 말하면서도, 그렇다면 첫집부터 마지막 마지막집까지 일곱 번의 집을 지은 그는 수명을 단축한 걸까 늘린 걸까 셈하던 일이 떠오르며.


일곱 번째 집에서 채 1년을 다 살지 못하고 떠난 그에게 내가 했던 그때 그 말은 그에게 위안이 되었을까 예언으로 느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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