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다시 태어난 철학자들처럼

by 논스키

지금부터 써내려 갈 이야기들은 모두 사실이다. (등장인물의 이름은 모두 가명이다. 혹시 내가 누구인지 알 것 같은 분들은 등장인물들을 굳이 추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머릿속 한 켠에서 잠든 것처럼 숨어있던 작지만 따뜻하고 얇지만 긴 여운을 줄 수 있는 이 이야기들은 모두 사실이다.

내가 24년째 근무하고 있는 초등학교의 아이들은 삶을 달관한 철학자와 같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그들을 바라보며 얻은 결론이다. 마치 한 번의 삶을 마치고 다시 태어난 철학자! 지난 생의 철학사상과 기억을 가지고 다시 태어났지만 전생의 기억을 잃은 철학자들! 철학 DNA와 깊은 사상의 흔적이 한 번의 생을 돌아 흔적만 남게 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인생 2회 차 철학자들. 하지만 그들도 벤자민 버튼처럼 지난 생으로부터 다시 태어난 현생에서의 시간을 거꾸로 먹어가기에 찬란한 철학의 기억들을 스스로 묻어버리고 재탄생하는 어른들이 되겠지? (세상과 나의 이익을 놓고 줄다리기하기 바쁜 나처럼.) 현생에서의 시간이 짧았기에 그들의 지적 능력은 전생에 비해 터무니없을지라도, 그와 반비례되는 순수성이 그들을 의도치 않게 철학자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내 기억 속의 남아있는 철학자들 같은 초등학생들! 아무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그들만의 화법과 행동들은 어른들인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그들을 보고 다시 태어난 인생 2회 차 철학자의 마음가짐을 배워본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나의 책상에는 유학의 ‘논어’와 스토아학파의 ‘엥케이리디온’,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 성경의 ‘시편-전도서-잠언’이 놓여있다. 학교일과 집안일로 마음이 혼란스럽고 힘들 때, 아이들과 동료교사로 인해 욱 하고 무언가가 올라올 때 그 책들을 습관처럼 펼쳐 들었었다. 하지만 그 책 보다 툭툭 던지는 아이들의 한마디와 행동들이 나의 마음을 더 단단히 붙잡아 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만 알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운 위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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