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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 Nov 19. 2024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작가라서 THE 솔직함을 뱉어본다

 손님 중에 요양보호사가 있는데 그의 주변 사생활 얘기도 내겐 겪지 못한 생소한 것이라 귀가 솔깃해진다. 이이는 거동을 할 수 있는 85세의 연로하신 분을 가정방문 해서 간단한 청소와 음식을 도우미 해준단다. 여기 주인장 아줌씨가 알콜중독이라며 입원 중 주말은 집에 들르는데 술병을 꿰차고 와서 고래고래 괴성을 지른다고 했다. 여자 알콜중독도 무섭다네. 부시고 고성 지르고 하는데 이 여자의 운명은 어쩜 이리도 좋은 남편을 만나서 아니면 순한 남편을 만나서 땅순이처럼, 소크라테스 부인처럼 악처가 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살아가더란다.


 남편이 순하면 이래도 되는 걸까? 나는 이성에 관한 요즘 현대 사실 이야길 좀 아무렇지 않게 밝혀야겠다. 바람피는 여러 갈래 중 여자의 바람이야길 작가란 이유를 달고 써본다.


 방금 굴뚝새 앉았는데 촉새처럼 날아가 버렸다.

흔들리는 나뭇잎은 바람 세기에 따라 흔들림의 강도가 표시 나듯이 여자의 마음은 믿음이 깨지면 쉽게 흔들릴 수 있다. 신의를 끝까지 저버리지 않게끔 부부지간 믿음이 사랑보다 강하다. 이런 얘기는 주변에 아무렇지 않게 널럴하다.


 두 여인의 남편은 돈을 똑바로 갖다주는 범생이다. 그런데 젊어서 이웃과 바람피는 것이 걸리고 내겐 못 그러던 부러움을 이웃녀에겐 서슴없이 내줌이 의심과 더불어 여자의 직감은 딱 들어맞으니 평생 한이 됐다. 강제로 끊어내지 못해 굿도 했다고 하는데 굿의 효과는 1, 2년은 효과를 봤으나 탐탁지 않아서 홧김에 서방질한다는 속담을 써먹는다고들 다. 분을 풀기에 약이 오름의 적절한 방법이라고 했다. 상대 남친은 남편한테 상대할 수 없는 땡깡도 필 수 있어서 의지가 간다고 했다.


 * 두 남녀를 떼어 놓기 위해 고양이 수염을 상대의 주머니 속에 집어넣는 속설도 있다.*


 늦게 의지하려는 마음 갖고 만나는 경우 나이도 상관없다. 76세의 노인도 다리를 절고 다니는 나보다 10년 연배도 애인들을 끼고 다닌다. 그러나 사람 관계인지라 또 다른 화가 생기고 처음엔 몰랐던 단점이 울컥울컥 올라오게 한다며 푸념한다.


  이런 경향도 있다. 참 중요한 부분인데 성트러블로 이혼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들었다. 그래서 각자 이성과 교제하고 심지어는 성인용품점에서 사람모형과 똑같이 생긴 인형을 가지고 진동을 울려서 기본 해소를 한다고 주변에서 본인들한테 직접 들었다. (성인용품은 해외에서 반입되어 우리 업체가 11톤 양에 맞춰지면 의정부로 반출했었다.) 나보다 두 살 위 지인 관계의 언니도 이것이 있었는데 이사하면서 치워졌는지 안 보인다며 날 보여주고 싶다고 했으나 아유 뱀 같다며 손사래 쳤다.


 또 이런 경우 남편의 새엄니는 7번째의 남편감으로 시아버지의 두 번째 여인을 자처해서 들어왔다. 사진의 인상이 썩 좋지 않아서 내키지 않았는데 역시나 시아버진 농약으로 자살을 택했다. 새 시엄니 자리는 가는 곳마다 남편이 자연사이거나 급살이 된다고 했으며 8번째 자리를 철새처럼 떠나갔다. 기가 찬 실화인데 이 못 할 짓은 과감히 하지 말아야 한다. 이분은 9번 아니 10번도 앞선 팔자를 쫓아갔을 거라 본다.


 그런데 나이들 먹어서인가. 정년을 넘어선 남자들 이어서인가. 하나같이 여자 쪽에서 돈과 음식물 하다못해 차량 이용까지 서비스를 도 넘게 베풂한다. 이 남자들은 또 뭔 복이래.


 여인들의 남편은 월급 또박또박 갖다주고 늦나이에 가정의 소중함을 깨달은 순한 남자들인데 반해 교제 중인 남자 쪽은 이혼남이 주류였다. 그래서 김치부터 해서 찬까지 책임져 주는 데 문제는 여자관계로 이 새X 저 새X XX 등등 각종 욕설은 다 튀어나온다.

바로 본부인과 그쪽의 자녀들이 가족 행사를 이유로 자주 또는 종일 같이 있게 되면 상대의 남자한테 쌍욕의 카톡을 보내고 그들과 한집에 기거하는 다른 여인을 향해 심한 폭발을 한다.


 여자는 여자를 더 경계하고 상대하지 않아도 될 여성한테 반감을 심하게 갖고 시기심이 강하다.

첩이 첩샘을 심하게 하는 경우다. 싱크대에 콩나물 껍데기를 버리거나 콩 껍질만 물에 씻겨 내려갔을 뿐인데 여기서 콩나물 싹이 트여 솟아 나오는 것과 맞먹는 상황이다.


 늦나이에 사랑이 될까. 서로한테 필요한 남편의, 곁에 없는 다른 하나에 필이 꽂히고 내 남편을 실컷 흉볼 수 있어서 속이 후련하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짝과 같이 있는 거라도 눈치채면 당장은 화풀이를 해대지만 욕은 실컷 해댔어도 그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더라.


 다른 여인은 상대 남자가 하도 짠돌이이며 나만 쓰기 바라서 직접 대놓고 “너도 써! 나를 위해 밥도 사주고 명품 옷도 사줘 안 그러면 이제 그만 땡치자.” 강하게 나갔더니 그때 서야 지갑을 열더란다.


 서로에게 불편한 걸 덜어내기 위해 좋음을 얻어내기 위해 이성을 찾는다.

자녀를 출가시킨 나이에도 이성 관계를 추구하고 밖으로 도는 나의 동창들도 있다. 배드민턴 클럽도 나가고 째즈 가수로 노래 활동을 취미로 하면서도 주말이 심심하다며 다들 바람이란 걸 남편한테서 옮아온 병이라는데 나는 그리 달갑진 않다.


 남편과의 금 간 신뢰로 늦바람을 만나지만 결코 이들은 이성 교제 관계에서도 불만과 다툼 심하면 욕바가지도 날리는 걸 보며 나는 마음에 스킬 걸지 않고 자연과 벗하리라. 부질없는 잠깐의 쾌감에 흔들리는 나뭇잎 가랑이가 저들의 주저리주저리 신경 곤두세우는 또 다른 화를 삼킬 때 나는 자연이 주는 참 공기를 마시리라.


 이제 와서 또 다른 만남을 가지고 생채기 내기 싫다. 나뭇잎은 흔들리며 향을 준다. 나는 지금 크게 아프지 않다. 동요도 부르고 그래서 좋다. 이것도 내 사랑 방법이다. 

나의 케미는 가족과 자연이다.


               * 요즘 혼주의 예복차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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