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볕 드는 쪽에 머무른 향기
새벽마다 큰 아이네로 산책길 잡던
길눈 밝은 태양이
신통방통하다
몇 년 전부터 작은아이가 세대주를
하겠다고 관련 정보 확인했는데
갑자기 큰아이네랑 같이해서
부동산 끼고 세대주 서명을 했다
하아
큰아이네랑 같은 동 옆 라인이 작은아이가
생애 처음 세대주가 된 집
매도인 부동산업자 내 또래들
소통이 닮았다
부모 도움 없이 첫 자립 하는데
같이 손뼉을 쳐줬다
아가 이쁘다 장하다
서른셋 되면 시집가도 돼
그래서 선 들어온 것들 마다했다.
세대주 하겠다는 걸 막았었다. 어차피 시집가면 신랑 쪽에서 집 마련하는 거니까 청약저축도 늦게 들게 됐다. 중매는 능력 있는 집들이 들어왔다. 그런데 오늘 예상 없이 계약을 해버렸다.
생애 본인 이름의 첫 집
그것도 큰 아이네 바로 옆 라인
우리 집에서 한 정류장 반 거리의 길을 태양이가 새벽마다 앞장서서 갔던 큰아이네 아파트 그 옆 라인을 작은아이가 뜻밖에 계약했다. 신통하다며 부동산에서 박수가 나왔다.
우리 아가 멋있다. 사돈댁도 인정한 성실한 아가 결혼만 잘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