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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도윤
Oct 31. 2024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고욤이었어
출근길에 알았어.
가다 말고 돌아서 얼른 사진을 찍었네.
뭐지?
시장본
아줌씨는
구르마에
힘을
입어
걷는데 물어봄.
궁금해서 알고 가야 직성이 풀리는 건
내가 도회지에서 생활했기 때문이다.
길가에서 처음 봤거든. 60년 넘게 세상을 살아왔다만 아직도 처음 마주하는 것들이 많다. 나뭇가지가 떨어진 위를 주시해 봤어.
뭐지? 또 궁금해.
아래 공구리
바닥에서 하나를 집었어.
엇! 감 같다. 나보다 연배이시니 잘 아실 것 같아 냉큼 여쭤보니 반으로 쪼개보라 하시네.
반을 가르고 킁킁 코를 대보니 영락없는 새끼 감이야. 길 가는 아줌니가 잘 알려주셨네.
더 무르익으면 감 맛이 나는
고욤
이라고 알려주셨다. 공원이 근거리 옆이어서 지난해엔 딱따구리가 이나무 옆에서 구멍을 쪼고 있었는데 오늘은
고욤
이라는 걸 보여주는구나.
배우고 알아가라고 낡아지기 전에 부지런히 더 익혀가라고
하늘이
내어준 감사함!
고개를 숙였다. 여러분! 이것은
당뇨랑 숙취에
잎사귀랑 줄기가 좋다네요. 또 하나를 얻어갑니다. 나는 배워야 합니다. 하나를 터득하면 왜 이리 기쁜지요. 느릿해도 뭉개지는 하루여도 나는 볕살 따라 배움
할 것입니다
.
고욤이 이렇게 동네에 있어서 옹이를 품은 가을이
풍성하고
찰지게
익어가듯 내게도 익음을 익혀준다.
고욤
그 녀석 이름은 어디서 생성됐을까? 아마도 고 녀석 감을 닮았네 하다가 말이 설화처럼 돌다가
고욤
된 듯싶다.
감 내음까지 쏙 빼닮은
고욤
. 씨앗도 감이네.
올가을 내겐 유난히 도드라진다. 색에서 내음에서 숨 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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