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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양배추 당근 라페 샌드위치

by Balbi


한통을 사면 처치곤란이던 양배추가 요즘은 다양한 요리로 재탄생하고 있다. 오코노미야끼에 이어 이번에는 라페를 만들어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라페는 프랑스어로 ‘채를 썬다', '강판에 간다' 는 뜻으로 채 썬 재료를 소금이나 설탕에 절여 만든 샐러드를 말한다. 주로 피클과 같이 다른 음식에 곁들여 먹거나 샌드위치 속 재료로 활용된다.


양배추와 당근 각각 따로 라페를 만들어도 좋지만, 두 개를 섞어 만들었다. 레페의 생명은 곱게 채를 써는데 있다. 특히 당근은 곱게 채를 썰지 않으면 뚜걱거리는 식감에 아이들이 먹지 않으려 한다. 당근처럼 딱딱한 재료는 곱게 채 써는게 보통일이 아니다. 좋은 칼에 이어 좋은 채칼을 사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처음 만들었던 라페는 당근을 조금 굵게 채 썰었더니 아이들이 먹기를 거부했다. 그래서 두 번째 만들 때부터는 당근의 채썰기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양배추와 당근은 채 썰어 각각 소금에 절인다. 양배추는 채 썰어 물에 한번 헹군 후 물기를 쫙 빼고 비닐팩에 담아 적당량의 소금을 뿌려 절인다. 10~15분가량 지나면 양배추의 숨이 죽고 물기가 생긴 게 보인다. 이때 비닐팩을 포크로 콕콕 찔러 구멍을 낸 후 빨래 짜듯 짜주면 구멍으로 물이 쫙 빠진다.

당근도 같은 방법으로 소금에 절여주고 물기를 짜준다. 두 재료가 절여지는 속도가 다르므로 각각 절이고 물기를 짜준 후 두 재료를 섞어준다. 여기에 올리브유, 꿀, 홀그레인 머스터드, 레몬즙을 넣고 잘 버무리면 완성된다. 이렇게 만들어 두면 샐러드로 먹어도 좋고, 샌드위치 속 재료로도 제격이다.


샌드위치를 만들 때는 식빵을 토스트기에 구워 딸기잼을 얇게 발라준다. 그 위에 계란후라이, 슬라이스햄, 슬라이스치즈를 차례로 올리고 발사믹 드레싱을 살짝 뿌려준다. 그리고 양배추 당근 라페를 듬뿍 올리고 식빵으로 덮은 후 랩으로 잘 싸서 반으로 잘라주면 간단히 아침 식사가 준비된다.

야채는 손도 대지 않던 녀석들이 잘 먹는다. 처음 먹을 때는 당근은 빼달라던 두 녀석들이 곱게 채 썰어 넣어주니 군소리 없이 먹고 등교를 한다.


라페를 만들며 새롭게 알게 된 재료가 있다. 홀 그레인 머스터드[wholegrain mustard].

갈색 겨자씨를 거칠게 부수어 버주스(vert jus, 덜 익은 풋과일에서 짜낸 신즙)와 소금, 향신료에 담가서 불린 뒤 분쇄한다. 여기에 채로 쳐서 섞은 껍질을 혼합하여 만든다. 홀 그레인 머스터드는 어떤 요리에 첨가하더라도 부드러운 향과 알갱이가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머스터드 씨가 그대로 들어가 있어 음식에 머스터드의 향을 한 층 더 살려준다. 닭고기, 소고기, 해산물 등의 양념에 재울 때 또는 각종 소스나 드레싱을 만들 때 생크림이나 크림 치즈와 섞어 넣어도 좋다. 특히 그릴에 구운 육류 요리에 곁들여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요리에 첨가하더라도 부드러운 향과 알갱이가 살아 있어 음식의 맛을 더 좋게 한다. (출처 : 두산백과 두피디아)


라페처럼 채를 썰 때는 무엇보다도 칼이 중요하다. 칼이 내 손에 맞지 않고 잘 들지 않으면 채 써는 것은 손과 손목에 너무나 큰 무리를 준다. 결혼하고 살림을 하며 처음 사용하던 칼은 오랜 시간 사용해서 인지 칼의 이가 듬성듬성 빠졌다. 교체된 두 번째 칼은 주방 용기를 구매하며 사은품으로 따라온 칼인데 너무 불편해서 음식을 하며 칼질을 하는 것이 너무나 부담이었다. 음식을 하며 칼질을 안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웬만하면 칼질을 최소화 하려고 했다. 칼은 한번 사면 칼의 이가 나가기 전까지는 오래 사용하게 되는 도구라 여러 종류를 비교하고 검토했다. 여러 부분을 검토하다 칼의 사이즈와 가격 등 적당한 것을 구매했다.


새로운 칼은 절삭력은 기본이고 내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이 너무나 좋았다. 덕분에 칼질이 안정적이고 즐거워졌다. 이전에 사용하던 칼은 그립감이 너무도 안 좋았다. 손이 많이 크지 않은 내가 손잡이를 잡아도 손잡이가 짧은 듯 느껴졌고 내손과 내 칼질 스타일과 영 맞지 않았다. 새로운 칼이 주방에 들어온 이후 더 이상 칼질이 부담스럽지 않다. 필수 기본 도구의 중요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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