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강사로서 오늘은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보려 한다.
들어가기에 앞서, 아래 내용은 여러 학원에서 강의를 하며 느꼈던 개인적인 의견이다. 모든 학원과 아이들을 일반화하려는 의도는 없다. 하지만 학원을 다니고 있거나 학원을 다니는 자녀가 있다면 이 점을 꼭 염두에 두길 바라는 마음에서 적어본다.
학원은 학교 공부 외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가는 곳이다. 그것이 학원의 목적이기도 하다. 특히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학교 수업 때 다루지 않는 지문이나 범위가 시험범위에 포함되기 시작한다. 이때 독학이 어려운 아이들은 학원의 도움이 절실해진다.
이런 점에서 학원은 분명한 장점이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독학하는 것보다 빠르고 확실하게 나의 실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꽤나 치명적인 이 단점은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학생에게 적용되는 단점은 아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빡센" 학원에 오래 다닌 학생일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다.
"빡세다"는 의미를 생각해 보자. 일반적으로 빡센 학원은 공부를 많이 “시키는“ 학원을 의미한다. 그 말을 풀어서 말하면 학생들에게 공부할 많은 양을 "주고" 오랜 시간 동안 공부를 "시킨다"는 행위를 내포하고 있다. 즉, 학생들은 그만큼 수동적으로 공부량과 내용과 시간을 받아들이게 된다.
중학교 때부터 빡센 학원에 다닌 학생들은 어느 정도까지 높은 성적을 유지한다. 기본기도 탄탄하니 다음 공부도 수월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데, 그건 바로 "혼자 공부를 해야 할 때"다. 그게 수능일수도, 대학 공부일 수도, 취준 공부일 수도 있다. 누구나 "독학"이 필요한 순간은 있기 때문이다.
풀어야 할 문제, 하루에 외울 단어량, 공부량, 일정을 남이 정해주고 목표 점수를 강요받아 온 아이들이 혼자 공부하는 법을 터득했을 리가 만무하다.
나는 "공부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강사가 되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프린트 뭉치를 쥐어주고, 할당량을 강요하며, 우는 아이를 달래 가며 테스트를 통과하도록 만드는 게 무슨 공부인가 싶었다. 이것이 답이면 좋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아이들이 "자습"의 개념을 잃어가는 걸 볼 때 일에 대한 의욕이 뚝뚝 떨어졌다.
학원은 "특정한" 과목의 공부를 도와주는 곳이다. 영어 학원은 영어를, 수학 학원은 수학을 배우는 곳이다. 어떤 과목의 공부법을 잘 모르겠거나 특정 과목의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학원을 등록한다.
하지만 학원에게 나의 공부 기회를, 시간을 뺏기지 말았으면 한다. 학원의 커리큘럼을 따르더라도 나의 속도에 맞춘 공부는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학원을 다니는 목적은 주어지는 숙제를, 테스트를 맹목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학원의 시스템을 나의 공부에 적용하여 혼자 공부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학원을 다니면서 이 목적의식을 유지한다면 단순한 성적 향상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