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이들과 청년 세대의 문해력에 대한 논란이 많다. 문해력이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글에 대한 이해도나 어휘력의 세대 간 차이가 점점 벌어지면서 생기는 이슈다.
수업을 하다 보면 확실히 한자어를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건 자연스러운 변화라 생각한다. 많은 한자어들이 한글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한자어를 접할 일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아이들이 영어 단어장을 외우듯 한글 단어장을 외우며 이 간극을 채워가고 있다.
예를 들어, 이런 글이 있다고 해보자.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여러 형태의 파도를 만난다. 크고 작은 파도를 넘다 보면 항해의 기술을 익힐 수 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살다 보면 마주치는 여러 경험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삶의 지혜를 배운다."
이 글을 읽고 난 후, 여러 아이들이 이런 질문을 한다.
"그럼 아까 바다에 대한 내용은 왜 나온 거예요?"
바다에 대한 내용과 삶에 대한 내용이 머릿속에서 분리되어 버린 것이다. 이건 아이들이 글을 부분적으로만 이해하고 전체로 통합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왜 아이들이 글 읽기를 어려워하는 것일까?
사실 이건 예견되어 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이전부터 꾸준히 글을 읽을 기회를 빼앗겨 왔기 때문이다.
문해력을 발달시키는 기본적인 방법은 글을 읽는 것이다. 하지만 핸드폰, 태블릿, 인스타, 유튜브 등 글을 읽을 기회를 뺏어가는 것들이 너무 많다.
요즘에는 학교, 학원에서도 학습 자료나 안내 사항을 모두 전자 문서로 제공한다. 즉, 전자 기기 노출이 점점 더 늘어나고만 있는 것이다.
지금은 SNS 상에서조차 글을 읽을 일도 쓸 일도 없다. 예전에는 글 기반의 SNS가 유행이었다. 블로그, 카페 등 방명록을 남기고 게시글을 올리는 식의 소통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사진, 영상 기반의 SNS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각 잡고 글을 읽을 일을 만들지 않는 이상 교과서, 문제집을 제외하고는 글을 접할 일이 눈에 띄게 적어졌다.
책 몇 권만 읽어도 아이들의 문해력은 빠르게 좋아진다. 말랑말랑 스펀지 같은 아이들은 무엇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굳이 전자 기기를 멀리 하지 않아도 괜찮다. 책을 위해 전자 기기를 멀리 하라고 한다면 오히려 책에 대한 반감만 커질 뿐이다. 전자 기기로 e-북을 읽어도 되고 일기를 써도 된다. 중요한 건 글에 대한 노출을 꾸준히 늘리는 것이다.
글에 푹 빠져 본 경험 한 두번만 있어도 아이들은 다시금 글을 찾을 계기를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