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강사다 보니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영어 학원 언제부터 보내야 하나요?"이다.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글을 써보려 한다.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전, 먼저 "영포자"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부터 정리해봐야 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영어를 포기한 자, 일명 "영포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중3과 고2이다.
중3과 고2의 공통점은 난이도가 갑자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중2와 중3의 교과서 본문 길이는 거의 1.5배 차이가 난다. 여기서 한 번 아이들이 우르르 중도 포기 하기에 이른다. 게다가 중3의 교과과정은 이미 영문법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다는 가정 하에 진행되기 때문에 기본기가 잡혀있지 않은 아이들은 따라가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그다음 고비는 고2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난이도가 급격히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고1 때는 학교 진도만 잘 따라가도 고득점을 할 수 있다. 학교 진도 내에서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2부터는 학교 진도가 아닌 외부 지문에서 문제가 나오거나, 학교 수업시간에 나가지 않는 지문들이 시험범위에 포함된다.
대부분 독학을 하던 학생들도 학교 수업만으로 시험 대비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학원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제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영어 학원은 언제부터 보내야 할까?"
사실 이 질문에는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기준"이 있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우리 아이가 선행 학습을 하길 원하는 가다. 만약 선행 학습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혼자 공부하다 초6~중1 때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때 이후로 학교에서 영문법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문법 공부는 독학도 좋긴 하지만 학원이 비용 대비 효율적이다.
선행 학습을 원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영어 유치원부터 시작한다. 경쟁이 심한 학군은 이미 대부분의 아이들이 영어 유치원에서 공부를 시작한다.
자가 학습이 가능한 학생은 독학을 해도 괜찮다. 나중에 아이가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을 때 직접 학원을 다닐 것인지 과외를 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다.
가장 중요한 건 학원을 다니는 목적이다.
어떤 아이는 학원에 영어를 배우며 아이들과 놀기 위해 오고, 어떤 아이는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온다. 이건 아이의 성향, 부모의 교육 철학에 따라 다르다.
아이를 학원에 왜 보내고 싶은지, 아이가 학원에서 무엇을 얻기를 원하는지를 명확히 한다면 학원을 다닐 시기와 학원의 유형, 학원의 위치 등이 분명해질 것이다.
직업은 영어 강사지만, 사실 아이들이 너무 일찍부터 학원에 다니는 것에 동의하는 입장은 아니다.
학교와 학원 밖에서 배울 것이 많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와 학원 같은 교육 집단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많다. 그러니 "학원을 언제부터 가야 하나"의 답은 아이들의 숫자만큼 많을 것이다.
아이에 대한 교육 목적과 철학을 단단하게 기준 삼아 아이를 위한 선택을 내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