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2월이 되면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3월에 23일 어때? 계획 없지?"
"응. 아무것도 없어"
"4월 6일, 20일에는?"
"아.. ㅋㅋㅋ 캠핑의 계절이 왔구나?"
인기 많은 캠핑장은 벌써 마감됐는지 시무룩했지만 금세 차선택을 찾아내고는 만족해한다.
총 3번의 캠핑장을 예약했는데 2번은 못 갔다.
한 번은 황사 경보가 발령된 다음 날이라 잔류 황사가 있을 것 같아 취소. 다른 한 번은 갑자기 아이가 고열이 나기 시작해 취소하였다. 취소비용만 합해서 10만 원이 넘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오늘은 또 비가 온다.
날이 추워 챙길 옷이 많아지자 나 혼자 투덜 된다. 후, 오늘 같은 날은 소파에 쉬고 싶네... 살짝 귀찮은 마음이 있지만 이것저것 신나게 챙기는 남편을 보니 힘을 안 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니 추적추적 빗소리와 풀내음 향기, 옆 캠퍼들의 잔잔한 말소리까지..
묵혀두었던 비눗방울 놀이를 실컷 하고, 딸아이의 돌고래 웃음소리가 간간이 들리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이 맛에 캠핑하지.
오늘은 부디 지안이가 깨지 않고 잘 자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