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것 하나 없다던 당신
미안하다는 말만 몸처럼 달고 다녔다.
"나는 버릴 게 없어."
이 세상 가질 수 없어 채울 것도 모자라
외로움으로 채워버린 종량제 봉투
비어있던 당신이 만든 유일한 꽃다발.
쓰지 않고 한 장 두 장 고이 모아
기어이 완성한 한아름 꽃송이
설익은 주름사이로 노란 꽃다발이 비죽.
"엄마도 써야지"
사양해도, 한사코 내미는 노란 꽃잎.
손안에 가득 차 버린 꽃다발
한 장 한 장 뜨거워
안을 수 조차 없는데.
몇 날 몇 달 고이 접어야
꽃뭉치 되는 걸까.
삼킨 적 없던 뜨거운 국물,
식도 따라 내려간다.
당신이 건네준 곱디고운 꽃은
간절히 떠올려도
만질 수 없던 노란 달일까.
차마 닿지 못한 그리움일까.
채울 수 없는 마음
반달로 고이 접어 하늘길 돌아간다.
날아가면 꿈이 될까.
돌아서면 잊혀 질까.
버릴 것 많은 나는
노란 꽃주머니 허리에 차고
보름달같이 담고 담지만
결국,
담아내지 못하고.
한(恨) 많은 손바닥엔
노란 은행잎만 덩그러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