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inema Aphorism_115

-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115

by 김정수

CA571. 폴 W. S. 앤더슨, 〈솔저〉(1998)

조기 교육과 유전자 조작의 우위론. 하지만 이 영화에서 조기 교육을 통해 길러진 솔저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솔저를 이기는 것은 그 자체의 우위성 때문이 아니라, 경험의 덕이다. 그러니 이런 견줌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CA572. 장 자크 아노, 〈애너미 앳 더 게이트〉(2001)

저격은 애국이기에 앞서 직업이고 사랑이다. 저격이 있고 나서 그의 삶이 그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행로를 걷기 시작하는 것은 그 탓이다.


CA573. 미셸 오슬로, 〈프린스 앤 프린세스〉(2000)

실루엣 애니메이션. 그림자놀이는 인류 최초의 연희(演戲) 양식이었다. 동굴 속의 인류는 바로 그림자에서 삶의 위안을 찾았다. 이 애니메이션은 바로 그러한 통찰에 빚지고 있다. 아이들이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즐거워한다면 그 비결은 바로 이 애니메이션이 가장 원초적인 연희 양식을 채택하고 있는 덕이다.


CA574. 노효정, 〈인디안 썸머〉(2001)

계절에 맞지 않는 날씨, 또는 잘못 찾아온 날씨. 법은 죄인을 처단하지 않고, 죄를 처단한다. 하지만 죄는 무형(無形)이다. 그래서 그 죄를 저지른 자를 단죄함으로써 죄에 대한 단죄를 완성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니 이것은 얼마나 대단한 아이러니인가.


CA575. 랜드 래비치, <애스트로넛(Astronaut's Wife)>(1999)

아내는 자기 남편이 진짜 제 남편인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 의심은 뱃속에 들어 있는 쌍둥이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진다. 남편이 진짜 제 남편이 아니라면, 그 남편과의 사이에서 생긴 뱃속의 아이는 도대체 누구의 아이란 말인가. 이제 일상은 송두리째 공포의 도가니로 변하고 만다. 겉으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건만, 그녀에게 이제 세상은 지옥보다 더한 공포의 현장이다. 그 진실성을 믿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삶이라는 것이 바로 이토록 위태로운 기반 위에 서 있는 것이라는 통찰은 어지간히 식상한 내용이지만, 여전히 유효하게 의미심장하다는 사실의 재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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