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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inema Aphorism_156

-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156

by 김정수

CA776. 최양일, 〈개 달리다〉(1998)

개가 개 같이 달리는 것은 그것이 개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간이 개처럼 달린다면 그것은 이미 뭔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상황이라는 뜻이 된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다른 출신성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치 모두가 한통속이라도 되는 양 똑같이 미쳐 돌아간다. 이것이 당시 일본 사회에 젖어 들어 있던 비정함의 한 단면이다.


CA777. 조엘 슈마허, 〈플로리스〉(1999)

지금은 우정 자체보다는 그 우정이 과연 누구와 누구 사이에서 생기는 것이냐, 하는 점이 더 중요한 시대다. 이 시대적 본질을 이 영화는 아주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그려놓는다. 이는 두 주인공인 로버트 드 니로와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연기력과 존재감에 빚진 바가 매우 크다.


CA778. 돈 폴 & 에릭 비보버게론 & 제프리 카첸버그, 〈엘도라도〉(2000)

애니메이션. 어른에게는 너무 심드렁하고, 아이들에게는 다소 지나친 이야기의 도덕적 수위.


CA779. 앤디 테넌트, 〈애나 앤드 킹〉(1999)

주윤발의 존재감이 전체를 압도하는 영화. 하지만 고작 한 여인의 기지(奇智)가 한 나라를 구한다는 설정은 예―〈왕과 나〉(1956, 월터 랭)―나 지금이나 아무래도 무리(無理)다. 하지만 무리이기에 귀하다.


CA780. 킴벌리 피어스, 〈소년은 울지 않는다〉(1999)

양성(兩性)을 몸에 지닌 채로 성장한 한 인물의 비극적인 최후. 사람들은 왜 ‘이상한’ 사람들에 대한 막무가내의 적의에 불타오르는 것일까. 이 본성이 식민지 개발의 참극을 연출한 장본(張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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