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남편과 한침대에 누워있는 것이 불편해졌다.
매일 다른 시간 그러나 한결같이 어두운 새벽
남편은 출근을 한다.
그런 남편과 한침대에 같이 누워 잠을 잔다는 것이
언젠가부터 조금 신경 쓰이는 일이 되어 버렸다.
나의 작은 뒤척임에도 남편은 깨어 버렸고
그런 기척이 미안해서 나는 불편한 자세로 웅크리기 시작했다.
새벽이면 함께 일어나 그런 남편을 배웅했고
남편의 출근 후에도 쉽게 다시 잠이 들지 못했다.
그렇게 점점 나는 숙면에서 멀어져 갔다.
조금씩 피곤해지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런 나의 모습 또한 싫지 않았다.
내가 자처한 나의 이른 아침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이제는 침대 끝에 매달리듯 잠 들어가는 것이 익숙해졌다.
사실 이런 나의 아침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내가 마음에 들고
남편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단지 같은 침대에 누운 것이 조금 불편해지고
잠을 뒤척이는 날이 많아지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남편의 고된 아침을
함께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다.
남편은 이런 마음을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기에
나 또한 나의 아침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니까.
오늘도 내일도 부스스한 모습의 나를 보며 출근하는 그를 생각하면
나의 불편한 잠자리쯤이야.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이런 마음이 하루라도 더 이어지기를 바라며
내일도 누구보다 가장 먼저 같은 하루를 시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