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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꿍 May 22. 2024

병원에서 도전

이모티콘 그리기


나와 남편은 결혼을 할 때 계획을 했던 거실 인테리어가 있었다.

바로 TV가 없는 카페 같은 인테리어였다. TV가 있는 곳을 책장으로 대체해 퇴근을 하면 밥도 먹고 커피도 먹으면서 각자 할 일을 할 계획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TV 대신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했다. 하지만 그 후에 집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풀옵션으로 신혼집을 고르게 되었고 무려 TV 포함인 풀옵션 집이라 우리의 아이패드는 그림을 그리는 데에 사용되었다.


나는 초등학교 때 남는 공책에 만화를 그려 반 아이들과 돌려 봤었다. 물론 나는 그림에는 소질이 전혀 없었지만 반 친구들은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고 나는 그 반응이 좋아서 만화를 그렸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부터 ‘웹툰’이라는 것이 인기를 끌었는데 일상툰을 보면서 나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를 살 만큼의 흥미는 없었던 것 같다.

남편과 연애할 때 정말 재밌게 했던 데이트 중 하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고 남편은 내 그림을 보며 웹툰을 그렸으면 좋겠다고 해주었다. (나의 그림 실력은 초등학생의 그림 실력이다.)

그에 반해 남편의 그림실력은 정말 수준급이다. 수준급인 그림 실력의 소유자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해주고 아이패드도 생기니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어서 병원에 2주 동안이나 입원을 하는 상황에서 짐을 챙길 때 남편이 나에게 아이패드를 챙겨주었다.


“심심할 텐데 이걸로 그림도 그리고 넷플릭스도 봐 “


그렇게 아이패드와 나는 함께 입원을 했고 나는 웹툰을 그릴만한 역량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사람이 행동하는 것을 표현할 수 없었다.) 이모티콘을 목표로 그리기 시작했다.

사실 수술이 너무 아팠어서 수술을 하고 3-4일 동안은 이모티콘을 그릴 만한 처지가 아니었지만 그 후에는 회복기간 동안 이모티콘을 그렸다.

내 나름대로 이모티콘의 캐릭터 이름도 정해서 완성을 했다. 완성한 이모티콘을 전 회사 동료들에게 보내주었다. 반응을 보기 위해서였다.


반응은 인기폭발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예의로 그런 반응을 보였던 것 같다. 그때는 그 단톡방에서 캡처를 해서 이미지로 이모티콘을 사용해서 쓸 만큼 인기가 좋았다.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아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바로 승인 신청을 했다.

광탈이었다. 어찌나 칼 같은지 보지도 못한 카카오톡 관계자에게 서운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니 문제가 많았고 나는 수정에 수정을 통해 다시 한번 심사를 했지만 그래도 승인이 되지는 않았다.


또 나중에 퇴원을 하고서도 몇 개의 캐릭터를 만들었지만 다 탈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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