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물식 #. 02 입맛 바꾸기
세상에서 제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게
몸밖에 없더라고요!
-모델 한혜진's 어록-
직설적인 그녀의 말은 맞는 말 이긴 하나 나 같은 사람이 듣고 있으면 솔직히 너무 작아진다. 저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뼈를 깎는 노력을 했을 텐데, 괜히 관리 끝판왕이겠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저 당당함이 부럽다. TV브라운관에 비친 빙산의 일각인 모습 말고 실제로 어떻게 생활하고 어떤 습관의 루틴으로 지내는지 전부 알고 싶었다. 그녀의 철저한 습관들을 엿볼 수 있게 하루만이라도 파파라치처럼 따라다녀보고 싶었다. 그럼 나도 다시 살이 찌지 않고, 평생 건강하고 날씬하게 사는 루틴을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사진출처: 드라마 '미생' 대사 中 / 네이버)
무슨 일을 시작하려면 체력부터 키우라고 한다. 육아도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뒷심이 약한 나는 체력부터 키워놔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날이(월경) 끝나면 pt를 받기로 결심했다. 몸무게 앞자리 '7-> 6'으로 바꾸려면 꿈틀거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미 앞자리 '8'은 벗어났어요. ^^;)
어김없이 찾아온 그날(한 달의 한번) 동안은 나는 붓고 체중이 2kg이 는다. 5일 후에 늘은 체중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정말 신기한 몸이다. 5일 후면 다시 돌아온다는 걸 알면서도 당장 눈앞에 보이는 숫자가 오늘따라 거슬리고 어이가 없다. 왜 이런 몸으로 태어났을까?라는 원망은 하지 않는다. 이미 그 단계는 지난 것 같다. 늘어있는 체중계 숫자를 보니 허탈한 심정으로 "그냥 이대로 살까?"라는 안일한 생각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한숨이 나왔다. 그나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런 마음이 들 때 배달어플을 켜는 게 아니라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쓴다는 것이다. 쓰다 보면 예전처럼 '야식에 술 한잔 마실까?' 하는 생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시 의지를 다지는 자판을 두들기며, 이런저런 글을 쓰는 내 모습이 좋아졌다고 고백할 수 있어서 좋다. 내 브런치 작가의 서랍은 나날이 차곡차곡 쌓여만 간다. 좋은 회로의 스위치를 켠 샘이다.
간사한 입맛
미각 중독에서 벗어나자!
나름 클린 한 식단을 하다가 너무나 자극적인 음식을 입에 데고 말았다. 한번 입에 데니 걷잡을 수 없었다. 마른 사막이 물을 빨아들이듯 각종조미료가 내 입과 혀에 그리고 몸의 세포에 쫙 퍼지는 듯했다. 혈당은 미친 듯이 치솟았고 혈당스파이크가 일어날 땐 어김없이 졸음이 쏟아졌다. 며칠뒤엔 등과 가슴에 오돌토돌 빨간 뾰루지 같은 게 올라왔고, 손발이 가려웠다. 붓고 피곤한 건 당연지사였다.
그 흐름을 끊고 다시 내 스타일의 자연식물식을 했다. 예전 보단 클린 한 식단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줄었다. 아마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면서 나름의 긴장감과 책임감에 더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반성의 의미 덕분인지 식단을 잘 지킬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 클린 하게 먹은 지 3~4일 후 뾰루지는 다 들어갔다. 참 신기하다. 속을 뒤집어 놓은 게 피부라는데... 그 말이 맞나 보다. 속도 편하고 집중력도 향상되고 몸도 개운했다. 내가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생활습관에 따라 고스란히 드러나는 몸은 너무나 정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정직한 몸이 또 좋다.
입맛부터 바꿔야 지속할 수 있다는 걸 어리석게도 몸소 겪어야 깨닫는다. 짠맛에 길들여진 입맛은 처음엔 무염에서 시작해 저염으로 서서히 바꿔 줬다. 재료 본연의 맛이 잘 느껴져 간을 거의 하지 않아도 맛있었다. 거꾸로 식사법(과일, 채소->단백질->탄수화물순으로)을 통해 혈당도 서서히 오르도록 신경 썼다.
*요약*
2:1 거꾸로 식사법은 비탄수화물 음식 2 : 탄수화물 음식 1을 '과일, 채소->단백질->탄수화물순'으로 최소 15분 이상 꼭꼭 씹어서 느긋하게 먹으라고 한다. 질 좋은 섬유질(새싹채소 추천)을 10g 더 먹고, 물 2L 이상 섭취, 배고픔을 즐기라고 한다.
<페이스메이커,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 2022, 박민수 >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배달음식이나 외식을 안 하고 클린 한 식단 며칠만 먹어도 입맛은 금방 바뀐다. 반대로 클린 한 식단을 하다가 자극적인 음식들을 먹으면 금세 짠맛, 단맛에 길들여져 계속 그 맛을 유지하려고 하는 미각중독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입맛을 관리하고 유지해야 요요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그 점에서 자연식물식이 제격이다. 미각중독에서 벗어나 클린 한 자연식물식에 길들여져 익숙해지려 한다.
그럼 내 몸에 고스란히 정직할 만큼 드러나겠지!
* 2024년 4월 30일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6주가 되어갑니다. 처음보다 맞춤법 검사에서 오류의 개수가 줄었습니다. :) hahaha
이런저런 글을 계속 쓰다 보면 점점 좋아지겠죠?
초보작가에게 라이킷, 구독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