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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경 Apr 22. 2024

#3. 그때, 우리의 첫만남

반가워, 아가들

유독 더운 여름이었다. 이제 3살이 된 어여쁜 딸과 여름에 물놀이도 다녀온 후였다. 

‘몸이 왜 이러지?’

컨디션이 유독 좋지 않았다. 별다른 것이 없었는데도 몸에 힘이 빠졌다. 달력을 봤다. ‘에이. 설마~’  

첫째에게 어여쁜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둘째를 계획하긴 했지만, 첫째를 가지기 위해 고생을 했기에 이번에도 ‘생명이 찾아오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조급해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기대하면 실망도 크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최대한 가벼운 마음으로 임신테스트기를 해보았다. 

두줄. 선명한 두줄이었다.


 “여보!! 우리 둘째가 찾아왔나봐!!”     


그렇게 더웠던 여름이 지나 늦여름을 향해가던 때. 손에는 임신테스트기를 들고, 동네에서 유명한 산부인과로 향했다. 둘째 계획을 하자마자 새 생명이 찾아온 것이 고맙고 설레고 한편으론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첫째를 임신중독증으로 대학병원에서 출산했기에 이번엔 무탈하게 건강하게 출산을 바라는 마음으로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산부인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임신테스트기로 두 줄을 확인한 지는 꽤 되었지만, 아기집이 생길 때까진 시간이 걸리기에 조마조마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가 6주가 되는 날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 선생님과 간단한 상담을 마친 후, 아기집이 잘 생겼는지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를 보았다. 


“아기집이 예쁘게 잘 자리 잡았네요. 여기 동그란 링처럼 생긴 거 보이죠? 이게 난황이에요. 난황 모양도 아주 좋네요. 어! 잠깐만요. 이게 뭐지?” 

“네? 무슨 문제가 생겼어요?” 

“아니요. 어머! 산모님! 쌍둥이네요. 여기 링 두 개 보이시죠?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네? 쌍둥이요?” 


초음파 확인을 끝내고 의사 선생님은 집안에 쌍둥이가 있는지 물어보셨고, 자연 임신인지 확인하셨고, 일란성 쌍둥이에 대해 알려주셨다. 아기집이 두 개가 있으면 이란성 쌍둥이이고, 아기집 하나에 태아가 두 명 있으면 일란성 쌍둥이라고 하셨다. 일란성 쌍둥이는 그냥 우연히 확률로 찾아온다고 했다. 

많은 말씀을 해주셨던 것 같은데 사실 당시 선생님이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 

그저 머리가 하얗게 백지상태가 되었을 뿐이다. 


‘뭐? 뭐라고? 쌍..쌍둥이?’ 


하나의 아기집에 동그란 난황이 두 개 있는 사진을 받아 들고

사진 한 번 봤다가 눈 한 번 끔벅거렸다가 사진 한 번 봤다가 ‘옴마야’ 짧은 감탄사를 내뱉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나는 상상하지도 못한 쌍둥이 엄마, 세 자녀 다둥이 엄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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