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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씨 Nov 07. 2024

쪽파 대파 차이, 막걸리 생각이 절로나

동래해물파전

김장철이 다가올 때면 쪽파도 함께 등장합니다. 제철을 맞이한 쪽파는 달큰한 맛이 좋아 파김치는 물론 해물파전을 만들어도 아주 근사해요.


그래서 그런지 파전은 추워질 때면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예요. 처음 동래해물파전을 먹은 날도 쌀쌀한 바람이 부는 날이었습니다. 친구가 동래해물파전을 잘하는 곳이 있다며 데려가줬어요.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날 중 하나였는데 그날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바람은 쌀쌀한데,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에 들어오니 몸이 노곤하게 풀어지더라고요. 거기에 근사하게 차려진 동래해물파전과 시원한 막걸리가 나오는데 힐링이 되듯 너무 좋았어요.


동래해물파전엔 계란이 올라가는데 해산물과 쪽파가 계란과 어우러져 도톰한 모양새로 구워지니 한 입 먹을 때마다 입 안 가득 채워지는 그 느낌이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해물파전을 보면 겨울이 먼저 생각나는가 봅니다.



 

근데 막상 생각해 보면 여름에도 꽤 자주 먹어요.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계곡으로 물놀이를 가는 날이면 녹초가 된 몸을 일으켜 백숙과 파전을 시킵니다.


푹 고아낸 백숙에 몸보신도 하고 주린 배를 채우는데 희한하게 백숙엔 술 생각이 잘 나지 않아요. 그런데 파전은 한 입 먹는 순간 막걸리 생각이 절로 납니다.


결국 금주를 다짐했던 마음은 무너지고 시원한 막걸리 한 잔에 “안 먹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라는 말과 함께 속까지 시원해집니다.


음식을 먹을 땐 계절감이 주는 행복감이 있는데 파전이 유독 그 행복감을 잘 느끼게 해주는 음식이 아닐까 싶어요.




쪽파가 한창 나올 때면 흙쪽파가 한 단에 저렴하게 판매가 됩니다. ‘저 많은 쪽파를 내가 다듬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망설여지지만 가격을 보면 “까지껏 해보지 뭐!”라는 자신감이 생겨 사 오는데 늘 후회해요. (웃음)


(직장을 다니시는 분이라면 꼭 다듬은 쪽파로 사 오시길 추천드립니다..)


쪽파는 집에 두면 솥밥, 유린기 등 다양한 요리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송송 썰어 음식 위에 고명처럼 올리면 되는데 매콤한 아린맛이 나는 대파보다 연하고 부드러워 음식이 더욱 조화로워집니다.


[쪽파와 대파 차이]

쪽파: 양파와 파를 교집한 것으로 실파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른 식재료예요. 실파는 쭉 뻗은 모양이지만 쪽파는 뿌리 부분이 양파처럼 둥글게 생겼어요. 맛은 달큰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생으로 먹거나 고명으로 활용하기 좋아요.

 - 파김치, 파전, 유린기 등


대파: 대파는 생으로 먹으면 매콤한 아린 맛이 나는데 익히면 달큰한 맛이 난다는 특징이 있어요. 고기 잡내를 없앨 때, 시원한 국물맛을 내야 할 때 사용하면 좋아요.

 - 국물요리, 볶음요리, 곰탕 고명, 파절이 등


실파: 대파로 채 자라지 않은 어리 파를 말해요. 매운맛이 강하지 않아 반찬이나 고명으로 사용하기 좋아요.

 - 나물, 파전, 고명 등




오징어, 홍합, 새우 등 각종 감칠맛이 좋은 해산물과 함께 달큰한 쪽파 한 묶음 준비해 주세요.


막걸리 생각이 날지 모르니 냉장고에 미리 막걸리도 한 병 넣어주시고요.





[동래해물파전]

• 재료

쪽파 (500원 동전 크기 정도)

부침가루 2/3컵 + 물

달걀 1개

고추 1개

홍합, 새우, 오징어 조금

간장: 양조간장 2T, 식초 0.7t, 고춧가루 0.3t, 고추 1/3개


• 레시피

1. 쪽파를 반으로 잘라 줍니다.

2. 부침가루에 물을 넣어 살짝 묽을 정도로 풀어주세요.

3. 팬에 식용유를 넉넉하게 두른 후, 쪽파를 가지런히 올리고 반죽을 부어 줍니다.

4. 홍합, 새우, 오징어, 송송 썬 고추를 골고루 올려주세요.

5. 달걀 1개를 올려 노른자 터트려 준 뒤 앞뒤 노릇하게 익혀줍니다.

6. 찍어먹을 간장을 만들어주세요.


• tip

- 동래해물파전은 일반 파전보다 두껍기 때문에 중약불에서 노릇하게 익혀야 해요.

- 모양이 망가지지 않도록 앞뒤 한 번씩만 뒤집어요.

- 신선한 홍합을 사용하면 정말 맛있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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