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륙, 다시 10번째 나라, 3번째 도시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날, 야간버스를 탈 거라 에어비앤비 숙소 주인에게 짐을 맡긴 후 베를린의 주요 건물들이 모여있는 베를리너 돔(Berliner Dom)으로 이동했다.
주요 건물들이 모여있어 한 곳을 보고 조금 걸으면 다음 건물이 나오고, 구경하다가 또 조금 걸으면 다음 건물이 나와서 대중교통으로 움직이긴 애매하고 조금씩의 걸음이 쌓여서 사실은 하루 종일 꽤 많은 거리를 걷게 되는 유럽 대부분의 여행지처럼 독일 베를린에서도 도보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름 그대로 돔 형태로 지어졌고 독일에서 가장 큰 규모라 베를린 대성당으로도 불리는 베를리너 돔을 지나 낮고 전통적인 건물들 사이에서 홀로 현대적이면서 길고 높게 솟아있는 방송 송수신 탑인 베를린 텔레비전 탑과 그 바로 앞쪽에 있는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중 하나인 성 마리엔 교회까지 천천히 구경하며 이동했다.
아직 걸을만한 정도를 걸어온 거라서 다리가 아프진 않은데 점점 추워지니 카페에서 따뜻한 음료라도 마시려고 찾는데 한집 건너 카페가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생각보다 카페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한국에선 잘 가지도 않는 맥도날드를 발견한 순간, 그동안 여행하면서 와이파이가 필요하거나, 오래 앉아서 쉴 곳이 필요하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사가 필요할 때 항상 우리에게 도움이 되어줬던 세계적인 프랜차이즈에 대한 예찬을 하게 됐다. 들어가는 순간 따뜻한 공기에 몸이 1차로 녹았고 주문한 핫초코와 나라마다 다른 파이(여기선 체리파이)를 한 번 더 간식으로 사 먹으며 잠깐의 휴식을 누렸다.
걸을만한데 추위를 녹이러 들어갔던 것뿐이고 아직 가보고 싶었던 장소가 많아 짧은 휴식으로 몸만 따뜻하게 녹인 후 다시 도보 여행을 시작했다.
5개의 박물관이 모여있는 박물관 섬을 지나 파르제 광장(Pariser Platz), 베를린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이자 평화의 문인 브란덴부르크 문, 역사가 오래됐을 것으로 보이는 건물에 유리 돔이 인상적이고 건물 앞에 여러 개의 독일 국기가 걸려서 바람에 펄럭이는 독일 국회의사당까지 쉬지 않고 걷고 구경하고 사진 찍으며 베를린의 건물과 거리를 만끽했다.
네모난 상자 같은 건물로 가득한 천편일률적인 현대식 건물이 아닌, 고전적인 건물 자체가 아름다워서 시간이 없어서 들어가 보지 못한 건물들의 외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걷는 게 지루하지 않고 감탄을 하면서 보게 됐다.
이렇게 좋았던 베를린 여행에 딱 한 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그건 추위였다.
프라하도 따뜻한 도시는 아니었는데 베를린에 오니까 너무 춥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프라하에선 한 달이라는 여유 있는 시간 덕분에 한두 군데 정도만 돌아다니다가 따뜻한 집으로 돌아가 쉬곤 했는데 베를린은 3일의 짧은 시간 안에 도시를 돌아다니려다 보니 하루 종일 밖에 있는 시간이 많고, 특히,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마우어 공원처럼 베를린에서 가볼 만한 곳 중에 야외 공간에 있는 곳들이 많다 보니 더 춥게 느껴진 것 같다.
겨울 재킷에 모자와 장갑까지 착용하고도 추워서 어차피 아직 남은 겨울이 길고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서 목도리를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독일은 새해에도 여전히 겨울 세일을 많이 하고 있어서 H&M에서 길고 두툼한 검은색 머플러를 8유로라는 굉장히 저렴한 금액에 남편 것과 내 것 2개를 구매했다.
정말 쇼핑에 있어서는 독일이 최고다!!
목만 따뜻해도 몸의 체온 유지가 잘 된다더니 긴 목도리로 목과 머리 뒤쪽까지 칭칭 감싸고 돌아다니니 한결 따뜻해졌다.
이렇게 겨울 아이템 추가 구입으로 옷차림을 단단히 무장한 채 다시 다음 여행지인 네덜란드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