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고려인 디아 스포라 18
아직 우리말이 어둔한 수줍은 육십 대 청년, 그가 오늘 갈채를 받으며 단상에 올랐다. 역사적인 조국에서 두 번째 시집을 출간한 북 콘서트의 주인공이다. 언제나 진중하고 말이 없던 그가 오늘 따라 무척 고무된 모습이다. 관중석에서 질문이 날아왔다.
ㅡ시집을 낸 소감이 어떻습니까?
통역관이 마이크를 갖다 대자 대뜸 말문을 텄다.
ㅡ깐지게 잘 나왔다

관중석에서 빵 웃음이 터졌다. 내 이력을 잘 아는 고향 친구가 격려의 속뜻을 담아 나를 놀려대던
깐지다는 말, 다시는 못 볼 먼 곳으로 떠난 그 친구대신 오늘 그가 깐지다고 하네. 경상도 사투리가
수억만 리 대륙을 떠돌다 회귀를 하네.
김 블라디미르 선생님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