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한민족의 시원 북방 18
어제 DMZ에서 극적으로 T. & K.가 손을 맞잡고 금령의 문턱을 넘나들었다. 유희를 하듯 육십 육년만의 일이다. 실로 그들은 허리가 잘린 채 목숨을 부지하고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고나 있을까?
살길을 찾아 무작정 올라온 전후세대들, 서울역만 스쳐도 울컥, 끔직한 상상력을 총 동원하곤 했다. 갑자기 대전 어디쯤 허리가 잘려 그물에 걸린 밴댕이처럼 제풀에 파르르, 숨통을 조를 것만 같은 삶의 갈피마다 맨살이 드러나던.
멀고도 허허로운 벌판을 지나 세월이 약이 되어 초고속으로 달려온 삶의 무게들, 백두산 천지 제5호경계비와 제6호경계비를 빨랫줄로 가로지른 국경선, 꽝꽝 얼음 위의 북녘 땅을 밟고서 큰절을 올리는 저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우리들의 가슴에 강 건너 봄이 오듯* 진정 평화의 봄이 오기는 오는 걸까?
송길자 시. 임긍수 곡. 강 건너 봄이 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