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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병 편지

제3부 한민족의 시원 북방 16

by 정숙


거센 파도가 밀려오는 포시에트 항구 미네소바 해변, 언제부터인가 파란 띠를 두른 하얀 물병 하나가 에게해의 보드룸 해변 옥빛 바다를 끌어안고 숨진 채 발견된 세 살배기 난민 아일란 쿠르디처럼 모래톱에 코를 박고 엎드린 채 누구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사래긴 파도가 그를 덮치듯, 러시아 국경 어느 지질역사학자에게 인도된 물병 속에서 돌돌 말린 하얀 종이가 핀셋에 딸려나온다. 금방이라도 번질 것 같은 잉크, 보름 만에 러시아 국경에 당도한 수취인 불명의 편지 한 통,

예외 없는 경로의 추적, 부산이나 강릉 동해 어디쯤에서 해류를 타고, 태풍의 흐름을 따라 대한해협을 지나 나산 앞바다를 거쳐 예까지 왔다. 발해 사람들은 해류가 교차하는 틈을 타, 여름철에는 북으로 겨울에는 남쪽으로 항해를 했다지요. 지금 대한민국호는 어디로 떠내려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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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포 여러분,

우리의 소원은 통일된 한민족입니다. 우리는 한 겨레 한 민족 한 핏줄입니다. 정치적인 이념은 필요치 않습니다. 피는 그 무엇보다도 진한 연결이니깐요. 이제 손에 손잡고 아무런 사심 없이 만나서 노래하며 마음을 나눕시다. 통일된 그날까지 몸 건강하시고, 우리는 한 민족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첨언) 독도는 우리 땅!


*** 올림(모자이크 처리)

2005年 7月 27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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