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한민족의 시원 북방 11
고도가 느껴지는 초원 타이푸스치로 가는 길, 벌써 가슴속에는 백만 개의 별이 쏟아지고, 광활한 초원 끝자락에 무지개다리가 놓인다.
환영노래와 하다*를 목에 걸어주며 마유주를 건네는 붉고 순박한 얼굴들, 숙소인 게르에서 담요를 들치자 알 수 없는 곤충 떼가 우르르 튀어나와 한바탕 소동을 벌여도 전혀 개의치 않는 그들만의 일상, 휘영청 밝은 달빛 깊어가는 여름밤의 정취가 얼마만이던가, 아득한 세월을 저미다 잠이 든 사이, 새벽녘 한기에 깨어 샛별을 보러 나왔지만 온통 안개만 자욱하다.
이슬을 털며 오방색 룸다가 휘날리는 언덕 어디쯤에서 털퍼덕 돌아보니, 이대로 여한이 없을 것만 같은 나만의 유토피아 그 속에 내가 있었다. 낮 익은 두메부추 꽃 야생 와송들의 달착지근한 눈 맞춤, 탑돌이를 하고 목에 둘렀던 하다에 소원을 적어 매달고 나니, 어느새 불볕더위가 머리 위에 내리 꽂힌다.
*환영의 의미가 담긴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