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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 나열해 볼까요.
나는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다즐링의 쌉싸름한 맛이 좋아요. 입안에 도는 약간의 떫은 느낌이 혀를 바짝 긴장시키죠. 밤을 지나고 나면 얼굴이 약간 건조해요. 책상 위에 있는 아주 싸게 산 대량 수분 크림을 손에도 바르고 얼굴에도 발라요. 바닐라 향이 기분 좋게 퍼지죠. 오늘은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을 처음으로 펴 봤어요. 어렵지 않을까 해서 미뤄뒀는데 도입부부터 재밌어요. 생각보다 좋은 책인 것을 알아 아껴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또 즐거워요. 오늘은 라흐마니노프를 틀었어요. 라흐마니노프의 약간은 슬픈 선율은 새벽에 듣기에 적당하지요. 그러고 보니 오늘은 그리 춥지 않네요. 조금 있다 운동 가기가 좋겠다는 사실을 얻었죠. 게다가 오늘은 일주일에 한 번뿐인 휴일이고 오후엔 친구와 함께 템플스테이를 가요. 나는 불자는 아니어도 절에 가는 것이 좋아요.
나열해 보니 오늘 하루 기대가 되네요.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