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어책 읽기의 시작

한글책이 그 시작. 한글을 먼저~

by 피크히나

아이가 일어나서

밥을 먹은 후에

낮잠 자기 전에

놀다가 갑자기

...

그 어느 때에도 책을 가져오면 읽어주었습니다. 심심하면 제가 먼저 읽어주기도 했습니다. 아이는 책을 읽는다는 게 엄마와 노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자라고 나가서 노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책을 읽는 게 '당연'하지 않아 졌습니다. 세끼 밥과 바깥놀이와 집안일, 씻기기 등 일과 속에서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아 졌습니다. 그래서 혼자 결심했습니다.


매일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자

그 다짐을 하고 자기 전 루틴이 생겼습니다. 잘 준비를 마치고 거실불만 켜둔 상태에서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30분 정도 고정적으로 시간을 내고 꾸준히 읽어주었습니다. 두 아이를 양쪽에 앉히고 읽어주기도 하고, 한 아이씩 읽어주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자기 전에 한 권만 더 읽고 자겠다고 하기도 하고 다음 날 아침에 읽을 책을 예약하고 자기도 했습니다.


내가 읽고 싶어요

자기 전에 책 읽어주는 것을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꾸준히 이어갔습니다. 물론 아이가 자라면서 30분에 만족하지 못하고 점점 늘어나는 책 읽어주는 시간에 힘겨웠습니다. 가끔 어느 순간 한글을 익힌 아이들과 엄마가 몇 권 나머지 시간은 스스로 읽기 등으로 타협하기도 했습니다. 피곤한 날은 누워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전래동화를 들려주면서 재우기도 했습니다. 자는 시간을 지키는 것 외에 다른 요구사항들은 대부분 수용했습니다.


아이들은 자기 전 책 읽는 시간을 편안하게 여겼고 저 역시 기다렸습니다. 좋은 책을 발견하면 서로 그 시간을 기다려서 자신이 발견한 책을 소개해주면서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되자 아이들이 읽어주는 것을 반기지 않았습니다. 읽어주는 속도보다 자신의 눈이 더 빠르기 때문에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빨리 넘어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엄마와 책을 읽기는 하지만 거실에서 각자 자신의 책을 읽다가 잠들게 되었습니다. 책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책 읽어주기는 생각보다 조금 빨리 끝났습니다.


별다른 것은 없습니다.
매일 꾸준히 읽어주었습니다.


책에 긍정적인 시선을 갖게 하고 싶었습니다.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책을 소파 위에 거실 바닥에 깔아놓았지만 '읽어라'라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숙제처럼 의무로 만드는 순간 아이는 책을 싫어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생각하고 지금 당장 책 한 권을 읽는 게 아닌 책의 재미를 알게 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책정리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전에 30분 책을 읽고 나면 책이 거실 바닥에 어질러져 있었습니다. 그러면 바구니를 하나 주고 여기에 3권만 담아 달라고 말했습니다. 유치원생이 되어서도 '한쪽으로 모아주면 고마워.' 정도로 뒷정리에 부담을 느끼지 않게 했습니다. 치울 것을 생각하면 어지르지 못하는데 책으로 어지르는 것은 적극 권장하고 싶었던 일이었습니다. 다만, 낮에 책이 너무 거실에 깔려 있으면 다른 놀이를 하지 못하거나 밟고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중간중간 정리했습니다.


어떤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는 같은 책을 정말 외울 때까지 반복해서 읽기도 하고, 어느 정도 커서는 한번만 읽고 다시 쳐다보지도 않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전집을 빌려오면 읽고 싶은 것만 읽고 손대지 않고 반납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정말 그냥 두었습니다. 어떤 책을 읽던 읽지 않던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책은 재미있는 것

언제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책 읽을 때는 불을 켜고 읽고, 밥 먹는 중에는 읽지 않는다는 기본 규칙 외에는 자유롭게 했습니다. (읽는 자세도 강요하지 않았더니 눈이 나빠져서 최근에는 조금 후회되긴 합니다.)


심심할 때

화가 나는 등 감정조절이 필요할 때

등 책을 읽는 시간대는 다양합니다. 살펴보면 거의 매일 읽는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기도 하고 새로 구입해 준 영어책 신간을 읽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학교 쉬는 시간에 책을 읽는다고 해서 쉬는 시간에는 책을 읽지 말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걸 권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책을 왜 읽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냥 재미있어서'

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저도 책을 좋아하는데 책을 왜 읽는지 생각해 보면 사실 재미있기 때문에 읽는 게 가장 큽니다. 다른 시선이 궁금하고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한다는 이유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읽고 싶은 책이었고 읽다 보니 재미있기 때문에 계속 읽게 됩니다. 단지 그뿐입니다. 아이들도 재미있지 않으면 책을 읽는 행위가 오래갈 수 없습니다. 강요로는 불가능합니다. 책의 재미를 오롯이 느껴야 합니다. 그래야 한글책도 영어책도 공부가 아닌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한글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영어책 읽기를 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같은 책이기에 당연합니다. 책장을 넘겨서 그 안에 있는 이야기를 만나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 한글책이든 영어책이든 좋아하게 됩니다.


책 읽는 아이를 보면서 많이 미소 지었습니다. 아이와 나란히 앉아서 각자 책을 들고 읽는 시간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 작던 아이가 혼자 앉아서 책을 손에 쥐고 집중해서 책장을 넘기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기특하다는 말이 끝없이 나왔습니다.
'언제 이렇게 컸지'
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저 즐겁게 같이 책을 읽었을 뿐인데 아이가 저절로 한글을 익혔다는 점에 감탄했습니다. 가르치지 않아도 배우고, 요구하지 않아서 해내는 이 아이 안에 보이지 않는 가능성과 반짝임이 느껴졌습니다.


영유아시기에 책을 읽어주던 이야기를 정리해 봤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중학생이 된 지금까지 책 읽기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써보겠습니다.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