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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미상지 Sep 09. 2024

커피 한 잔을 주문했는데 두 잔이?

처음 미국에 왔을 때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첫 번째는 Drive thru (through)로 맥도널드 커피 주문하기.

두 번째는 SUBWAY에 가서 내가 원하는 샌드위치 주문하기.   

  

바로 집 앞에 있는 맥도널드에 차를 운전하고 갔다.      

‘One small coffee. please.’는 누구나 할 줄 안다.

'A cup of coffee, please.'도 아니다.


영어를 배우고 있는 ESL 학생이라면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 Would를 써서 정중하고 공식적인 Full sentence(완전한 문장)로 말해야 한다. 

“I would like to buy a cup of coffee. please.” (커피 한 잔을 사고 싶습니다.)     

이보다 더 정중할 순 없다. 커피를 주문하고 자동차를 앞으로 움직인 다음 커피를 받는데 커다란 커피를 두 잔이나 준다.

‘엥? 이게 무슨 일? 한 잔을 주문했는데 왜 두 잔이나 주지? 뭐가 잘못된 거지?'

나 혼자 이걸 어떻게 다 마시라는 건지, 큰 컵의 커피 두 잔을 앞에 두고 밤늦게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도무지 모르겠다.

     

다음 날 아침, 학교에 가자마자 바로 Mr. Justin에게 갔다. 똑같이 말하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물어보았다.

Mr. Justin이 웃으며 내가 말한 문장을 다시 나에게 그대로 발음하며 들려준다.

“루미, 전치사 ‘to’를 너무 세게 발음해서 ‘two’로 알아들었나 봐요. 'to’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발음해야 하고, I, buy, coffee에만 강세를 두어야 해요.”     

내가 정말 잘못한 걸까?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잘못은 없다. 인도에서 온 암몰도 자기 삼촌네 맥도널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런데  암몰이 수업시간에 잘 못 알아듣고 엉뚱하게 대답하는 걸 많이 봤다.

분명히 그 종업원이 잘 못 들었을 것이다. 어쨌든 Drive through로 맥도널드 커피 주문하기는 실패다.


다음은 써브웨이 샌드위치 주문하기다.

처음 써브웨이에 친구랑 갔을 때 깜짝 놀랐다. 너무 많은 것을 묻고 또 물었다. 나는 조용히 한쪽에 서서 기다렸고 친구가 내 것까지 주문해 줬다. 여기서 지내는 동안 ‘파네라 브래드’와 ‘써브웨이 샌드위치’를 좋아했다.

그런데 써브웨이 샌드위치는 항상 친구랑 같이 가서 친구가 주문해 줘야만 먹을 수 있었다. 너무 복잡해서 용기가 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빵 종류가 그렇게 많고, 소스 종류는 왜 또 그렇게 많은지, 그냥 아무거나 줘도 나는 주는 대로 잘 먹을 텐데.....   

‘열심히 공부해서 꼭 나 혼자 사 먹어야지.’  

이제 한 번쯤 시도해 볼 때가 되었다. 우리 동네에 있는 써브웨이에 사람들이 거의 없는 오후 3시쯤 갔다.

매장에는 손님 한 명이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나의 두 번째 미션이다. 종업원에게 미리 말했다.

“오늘이 첫 번째 주문입니다. 이해해 주세요.”

솔직히 이런 말 하는 게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나도 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떨리기는 하고 먹고 싶은걸.

주문이 시작되었다.

     

1단계

종업원: “Are you ready to order?” (주문하실래요?)

나: “Yes. I want to eat a sandwich. What kind of sandwiches do you have?”

(네, 저는 샌드위치를 먹을래요. 어떤 종류의 샌드위치가 있나요?)

이 말은 안 해도 된다. 내가 먹고 싶은 걸 주문만 하면 되니까. 종업원이 말해 주길 바랐으나 종업원은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12종류의 샌드위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나: “Ok. I want a Sweet Onion Chicken Teriyaki sandwich. please.”

(나는 스위트 어니언 치킨 테리야키 샌드위치 먹을래요.)  

    

2단계 

종업원: “What kind of bread do you want?” (어떤 종류의 빵을 원하십니까?)

나: “What kind of bread do you have?” (어떤 종류의 빵이 있나요?)

또 종업원이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사진에 다 나와 있지만 나는 일부러 물어보았다.

나: “I want a Honey Oat. Please. (나는 허니 오트 빵을 원합니다)     

빵 종류에는 9가지 곡식이 들어간 허니 오트, 이탈리안, 이탈리안 허브엔 치즈, 플랫 브레드가 있다.

이중 선택해야 한다.

    

3단계 사이즈를 선택한다.

종업원: “What size sandwich do you want?” (어떤 크기를 원하십니까?)

나: “6inch. Please.” (6인치로 할래요.)

6인치와 footlong 12인치 중 사이즈를 선택해야 한다.    

 

4단계 

종업원: “What kind of cheese do you want?” (어떤 치즈를 원하나요?)

나: “What kind of cheese do you have?” (어떤 종류의 치즈가 있나요?)

“I want a Cheddar cheese. Please.” (나는 체다 치즈를 원합니다.)

체다 치즈, 스위스, 아메리칸 중 선택해야 한다.

    

5단계 

종업원: “Do you want it toasted?” (데워줄까요?)

나: “No, thanks.” (아니요. 괜찮아요.)

데울지 말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나는 집에 가져가서 먹으려고 ‘아니요’를 선택했다.


6단계

종업원: “Vegetables? or Veggies?” (채소는 뭘 선택할래요?)

양상추, 토마토, 양파, 오이, 파프리카, 피클, 올리브, 할라피뇨, 바나나 페퍼, 시금치 중 선택해야 한다.

나: “I want everything except banana papper.” (바나나 페퍼만 빼고 모두 넣어주세요)    

 

7단계

종업원: “Any dressing?” (소스는요?)

나: “Honey mustard and sweet onion. please.” (허니 머스터드와 스위트 어니언 주세요.)

허니 머스터드, 스위트 어니언, 마요네즈, 핫 소스, 바비큐 렌치, 사우전아일랜드 중  선택해야 한다.  

   

8단계 

세트메뉴인지 단품인지를 물어본다.

종업원: “Drink or chips?” (음료수나 감자칩도 필요하세요?)

나: “No, thanks. I’m ok.” (아니요. 괜찮아요.)  

   

9단계 

매장 안에서 먹을 건지 포장할 건지를 물어본다.

종업원: “Here or to go?” (여기서 먹을래요? 가져갈래요?)

나: “I want a to go. Thanks.” (가지고 갈래요. 고맙습니다.)  


휴우~~~ 길고 긴 주문이 끝났다. 샌드위치 하나 먹자고 진땀을 뺐다. 하지만 한번 해보니 어렵진 않다.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는 스위트 어니언 치킨 데리야키 샌드위치를 들고 흐뭇하게 집으로 간다.

발걸음이 가볍다. 룰루랄라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또 슬금슬금 불안이 올라온다. 다음번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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